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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산문집

이기적 존재의 사랑

by 이경선

사람은 이기적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감정이 우선된다. 누군가의 슬픔보다 자신의 상황과 감정에 더 몰입한다. 팬데믹 가운데 벌어진 숱한 이들의 죽음이 다만 통계로만 보이기도 하고 보낸 이들의 눈물이 그저 이야깃거리가 되어 버리기도 한다.

우리는 종종 공감을 말하지만 끝내 실감하지는 못한다. 자신으로부터 발하는 공감이라 온전하지 못하다. 자신이 먼저 존재하기에 뒤늦은 존재의 의미를 쉽게 이해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온전하지 않다, 이는 자연한 것이다. 사람은 각자의 감정 한계선이 있다. 한계선에 머물 때 우리는 공감을 말한다. 언젠가 한계선이 무너져 내리고 말 때 한 줄의 공감마저 상실되고 이기의 존재만이 남는다, 또한 자연한 것이다.

사람은 자신을 위해 산다. 그중 내가 아닌 다른 존재에 대한 소소한 깨달음 그걸 '사랑'이라 부른다. 아니 그것도 어쩌면 대상으로부터 충족시키고자 하는 자신의 욕망, 그 발현의 일부일지도 모른다. 분명한 것은 없다만 비관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사람의 감정 중 가치 있다 할 것은 작은 사랑뿐이니까. 수십억 인구 중 하나 존재의 유의미는 사랑으로부터 실현될 테니까.

아마도 우리는 사랑이 그토록 어려운 일이라는 걸 알고 있다. 우리의 삶에 사랑을 그토록 많이 노래하는 건 아마 그래서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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