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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선 Jan 21. 2021

나의 겨울은 가끔 당신이었습니다

그해 겨울을 기억합니다
그해 겨울이 좋았습니다

이유가 무어라 물으신다면
이따금 당신이었다 하겠습니다

그해 겨울 나는 좋았습니다
꽁꽁 싸맨 당신의 옷가지와
옷가지 사이 빼곡 내민 당신의 수수함이 좋았습니다

그해 겨울 나는 따스했습니다
당신을 바라보고 사랑하는 일이
밤사이 온기로 자라나 곁을 덮어주었습니다

모닥불 일렁이던 밤이 있습니다
우리는 나란히 앉아 불빛을 바라보곤 했습니다
때로는 나란히 누어 별자리를 세기도 했습니다

그해 겨울
우리는 서로의 안녕이자 슬픔이고만 싶었습니다
무렵
당신의 온기는 밤하늘 뭉근히 타오르고 있었습니다

그해 겨울을 기억합니다
그해 겨울이 좋았습니다

당신을 기억하는 중입니다
이따금 당신이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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