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겨울을 기억합니다
그해 겨울이 좋았습니다
이유가 무어라 물으신다면
이따금 당신이었다 하겠습니다
그해 겨울 나는 좋았습니다
꽁꽁 싸맨 당신의 옷가지와
옷가지 사이 빼곡 내민 당신의 수수함이 좋았습니다
그해 겨울 나는 따스했습니다
당신을 바라보고 사랑하는 일이
밤사이 온기로 자라나 곁을 덮어주었습니다
모닥불 일렁이던 밤이 있습니다
우리는 나란히 앉아 불빛을 바라보곤 했습니다
때로는 나란히 누어 별자리를 세기도 했습니다
그해 겨울
우리는 서로의 안녕이자 슬픔이고만 싶었습니다
무렵
당신의 온기는 밤하늘 뭉근히 타오르고 있었습니다
그해 겨울을 기억합니다
그해 겨울이 좋았습니다
당신을 기억하는 중입니다
이따금 당신이 떠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