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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선 Sep 18. 2021

[시:詩] 단골집 제육덮밥


단골집 제육덮밥



집 앞 골목 두엇 지나면

단골집이 하나 있다


할매가 하는 단골집에는

된장찌개, 생선구이

먹을 것 많고

난 꼭 하나만 시켰다


할매 손수 담근 고추장 붓고

양파 당근 갖은 채소 썰어 넣어

달고 매운 맛

그리운 제육덮밥이다


밥 한 술 고기 한 점 올려

울컥한 목젖을 달래고

밑반찬 후루룩 삼키던 때

울 엄니 생각이 났다


도란도란 나누던 저녁이 그립고

그리운들 어디 다시 맛볼까


여 할매 솜씨 그럴듯하나

울 엄니 것만 못하고

마음일랑 없어 그저 삼켜내었다


덮밥을 그릇째 비워도

그리움 채 가시지 않았다

식당 굴뚝엔 하얀 그리움 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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