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순 넘은 우리 엄니
굽은 허리 절뚝 다리
지팡이 하나 들곤 가는 곳 있다
담 너머 박 할매 집
‘게 식구 다 어데 있는고’
‘보리추수 한창이라 다 밭 나갔다니’
박 할매와 앉아
개구진 놀일 하실까 농을 치실까
홀로 빈 집 울 엄닌
서운타 하셨다
새끼들 본 척도 없으니
빈 방 엄니 속
텅 빈 우렁이 속 같다,
쓸쓸했거니, 생각도 했다
저처럼 텅 빈 지갑을 두드려보았다
달 하루 월급날 양손 가득
엄니 찾아간 적 있다
손자손녀 꼬막손 쥔 엄닌 마냥 해맑고
마당은 복작복작 활개를 치고
주름살 봉긋 피었다
못난 놈은 옆서 앉아 엄니 다릴
꾸욱꾸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