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로 산다
‘레디, 액션, 컷!’
티브이 배우가 낯설지 않다
외치는 얼굴이 많다
쓸 적엔 효자인 척을 했다
생전 않던 여 소식 전하고
익숙한 양 너스레를 떨었다
효자 명패 달린 새 얼굴을 썼다
고것이 나인 것만 같았다
새 얼굴 쓰는 일은 때로
나의 상실이거니와
너의 상실이기도 했다
뒤집어쓴 얼굴은 알 리 없었다
너의 진짜가 무언지 보일 리 없었다
얼굴엔 가끔 구멍이 났다
겹겹이 새 얼굴 덧쓰기도 했다
진짜 얼굴 무언지 알지 못한 적 있다
새 배역이 낯익고
고것 나인지 나였을지 끝내 알지 못한 적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