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그대, 꽃처럼 내게 피어났으니> 수록 시
달빛이 부서진다는 말
달빛이 부서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아름다워 내심 품어온 말입니다
동그란 달빛 작은 파편 되어
하얀 눈꽃으로 피어나는 일입니다
흐드러진 눈꽃 밤 자락 걸치우고
언젠가는 내게도 한 줌 건네줄 것만 같습니다
눈꽃 하나 결 따라 고이 접어
오늘은 수줍게도 당신에게 쥐여 주고만 싶습니다
그 안에는 몽글거리는 설렘이
차마 내비치지 못해 올망졸망 자리할 것입니다
밤하늘 수놓은 백화(白花)와 함께
거기, 당신 계신 곳으로 가렵니다
달빛이 부서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아름다운 당신에게 내심 전하고픈 말입니다
시집 <그대, 꽃처럼 내게 피어났으니>
개정증보판 수록 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