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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선 Oct 25. 2021

[시詩] 태백선 폐 철길

태백선 폐 철길


태백의 마을엔 낡은 철로 두 줄로 뉘었고

오가는 바람에 인사하는 긴 목의 허수아비도 있다


참새는 허수아비 제 동무인 양

어깨에 앉아 부리를 쪼고

날개 벌려 등 쓰다듬기도 하였다


철길 뒤론 작은 텃밭 하나가 있어

파종하던 노파에게로 갔다


노파는 제 고향이라 했고

소싯적 읍내와 마을 잇던 철로라 했다


남은 동무라 이뿐이라 하고

철로의 터 당신 자리인 양 살피었다 했다


철로는 곧잘 굽이굽이 모양 바꿔 뉘었고

혹여 갈까, 노파 서성이던 날 있었다


노파는 매일 텃밭으로 철길로


태백 마을엔 산들바람 한가롭고

금계국 노란 무리 철길에 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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