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선 폐 철길
태백의 마을엔 낡은 철로 두 줄로 뉘었고
오가는 바람에 인사하는 긴 목의 허수아비도 있다
참새는 허수아비 제 동무인 양
어깨에 앉아 부리를 쪼고
날개 벌려 등 쓰다듬기도 하였다
철길 뒤론 작은 텃밭 하나가 있어
파종하던 노파에게로 갔다
노파는 제 고향이라 했고
소싯적 읍내와 마을 잇던 철로라 했다
남은 동무라 이뿐이라 하고
철로의 터 당신 자리인 양 살피었다 했다
철로는 곧잘 굽이굽이 모양 바꿔 뉘었고
혹여 갈까, 노파 서성이던 날 있었다
노파는 매일 텃밭으로 철길로
태백 마을엔 산들바람 한가롭고
금계국 노란 무리 철길에 자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