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이에게
혼인을 앞둔 누이에게
주고픈 것 있어
서툰 손을 종일 꼼지락대었다
아마亞麻의 실 엮어 한 장의 천 뉘이고
누이 좋아할 백합 자수 새겨넣고
꽃말 따라 살길 기도하였다
누이의 지아비도 또한
그러하길 바람에
신혼집엔 같은 종의 묘목 하나 선물하련다
산꽃이라 금세 질 터이고
주고픈 마음 오랜 것이어서
오랠 자수와 묘목으로 정하였다
혼인은 손 없는 날
곧 추분 지나 길일로 정했더랬다
혼인을 앞둔 누이의 얼굴은
발그레 상기된 채 여름을 나고 있다
누이는 어떤 얼굴을 할까
무뚝한 오라비의 선물에 누이는 무어라 말할까
가히 기뻐할 상이면 좋으렷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