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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선 Nov 03. 2021

[시:詩] 이불갈이

이불갈이


계절 뒤 찬 바람 불고

장롱 속 이불을 턴다


툭툭 떨어지는 것은

먼지만이 아니다


지난밤 밤하늘 맺힌 저

빛나는 이름과

당신의 것들

머리칼, 말씨, 투정 같은 것들이


툭툭 떨어지고

찬 하늘엔 손톱달

덩그러니


뒤뜰 마른 낙엽들 쓱쓱

바람 따라 보내


손톱달 아래 나도


혼자, 반쯤

섰다







지난 계절 이부자리 묻어있던 것은

먼지만이 아니어서 털어내야 할 것이 많아

탈탈 한 밤을 털고 쓱쓱 낙엽도 쓸어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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