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란
동서양란 한 자리
한산한 자태 고아하고
옆서 앉아 잎차를 마셨다
작은 풍란이 있다
수풀 아래 뵈지 않아도
여러 해 제 몸 더 키우지 않았다
호접란의 꽃내음 채 영글지 않아
코를 박고 맡을 제야,
알 수 있었다
저편엔 다 자란 백합 한 대
풍만한 자태 꽃피워
분분한 내 풀풀 거리고 있다
동서양란, 저마다의 풍
뒤엉킨 모양새 사뭇 신비하여
감탄을 잇다
여기 인간사, 생각도 하였다
높고 낮은 것, 좌나 우로
가뭄 때 갈라진 것 어찌 할까 하고
여 차 한잔
단비 될 것이라 생각도 하였다
뭉근한 찻잔 하나
어쩌면 그것일는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