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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선 Jan 05. 2022

[시:詩] 방안의 우주

우주가 있었다

행성의 소멸과 잉태를 묵묵히 감아낸

태초의 시공(時空)


우주는 방안을 감돌고

번쩍임과 굉음

공전하는 것들이 있었다


붕괴하는 것들에도

우주는 괘념치 않았다


다만 잠잠하였다


우주는 지체(肢體)를 열어 보였다

광활한 지경은

시계(視界)에 담지도 못할 것이었다


공전하는 것 무궁하니

천지에 황홀하여

시각을 잃을 듯하였으나 눈을 놓지 못하였다


성큼, 걸어 들어 마주한

태초의 생멸(生滅)


이는 우주를 얻는 일이었으며

새 생명 잉태하는 일이었다


부유물 하나 비로소 존재를 획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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