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인협회 윤동주 신인상 당선작
제2회 윤동주 신인상 당선작(2nd)
시인의 언덕
인왕산 시선을 두고
발아랜 눈물이 맺혔다
이다지도 욕될* 저 심정이다
울먹이는 창唱 삼키고
덜렁이는 발목 부여잡고
산을 올랐다, 언덕 지나
심은 눈물이 많다
저 치욕 누 알까
저 만세 삼창엔 뿌리가 없다
먹먹한 실음失音
사내의 외침은 속으로 굽어
묵은 해 똬릴 틀었다
두 발을 언덕 위 심고
아래로 … 아래로 걸어든다*
은하수 유성이 날고
저 눈물 녹아들 것을 안다
두 발이 뿌리를 내렸다
만고의 소나무 발아래 자랐다
시인의 창唱, 언덕에서 불어온다
*윤동주 시인의 시 <참회록> 1연, 5연에서 인용.
제2회 윤동주 신인상 당선작 중
하나를 소개드립니다.
종로 옥인길엔 윤동주 시인의 하숙집 터가 있습니다
뒤편엔 인왕산이 자리하고 있지요.
지난가을엔 시인의 길을 오래 걸어보았습니다.
하숙집을 지나 인왕산으로
윤동주 문학관 너머 언덕에 올랐습니다.
시인의 언덕이라 불리는 곳입니다.
시인이라 함은, 윤동주 시인을 말하지요.
시인은 언덕에 올라 경성을 바라보았을 것입니다.
그날의 시인을 생각하며, 적어본 시입니다.
오늘날에도, 삶은 여전히 부끄럽습니다.
다만 기도와 참회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주저앉을 수 없기에, 단단한 뿌리 이 땅에
심어내야 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