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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선 Jan 16. 2022

[시:詩] 남산 놀이터

남산 놀이터


한 여름인데 눈발이 날렸다

엄마 손잡고 놀던

기억 속 눈밭이다


늙은 엄마 업고 오니

옛터엔 무성한 잡초만 자랐다


안주머니 사진 속

가뭇한 엄마의 청춘과

내 유년 시절이 있다


멀리 눈 감은 하늘

다시 흰 눈이 푹푹 나린다


순백의 거리에서

눈송이 하나 집어도 본다

보드란 것이 곱기도 하다


저 여인도 곱다

까만 머리칼 찰랑이고

하얀 얼굴엔 빗금 한 점 없다


너머의 눈발은 오늘도

오늘도… 날리고

나는 계절을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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