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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선 Jan 28. 2022

[시:詩] 눈사람처럼

눈사람처럼


눈사람이 하나둘 줄을 서 있다

아이는 코가 빨갛고

엄마는 손이

아빠는 발바닥이 그렇다


맞바람 거센 줄서기라지만

마음까지 찬 것은 아니어서

나란히 부둥켜안고 있다


서로의 붉은 자리

서로의 체온을 나누며 그렇게

서서히 녹아내리곤 있다


계절마다 땀방울이 찼다


지난밤 뻗었던 손도 벌겋게

달아올라 있다

저처럼 내 얼굴도 붉게


얼어붙은 입술로는 노래를 불렀다

꽁꽁 언 두운처럼 눈망울도

한껏 부어있었다


저처럼 뜨거워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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