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침묵
멀뚱히 던져진 소란들 속에
나는 단 하나
고독해야 한다
비바람 불고
태풍이 턱 끝까지 차오르는
순간에도 나는 고독해야만 한다
걷는 걸음이 결코
가벼워선 아니 된다
휘청휘청 젖은 것이어선 안 된다
눈앞의 술잔에
무릎 꿇어선 안 된다
툭툭 끊어지는 것들에도 소란을 피워선 안 된다
플라스틱 테이블을 탁탁
두드려도 보고
묵은 기억을 떠올릴 때에
나는 경건해야 한다
소란들 속으로
속으로 걸어가
단말마 뱉어낼 저 밤까지
나는 살아내야 한다
힘껏 어금니를 씹어도 본다
때 묻은 소란이 와장창 쏟아지고 있다
알수록 어려운 것이 시라 하지요.
그 어려움 사무치는 요즘입니다.
아직도 앎은 티끌 같은 것이니
시작詩作에 더 많은 어려움 마주하겠지요.
그럼에도 시를 쓰기로 작정했으니 적어갈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