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신인상 당선작 '소녀의 춤사위'
<소녀의 춤사위>
소녀들 강강술래 추던 밤 있다
밤 지나면 순사 온다 하고
때엔 못 출 춤 오래고 춰 보았다
순사는 공고문을 읽었다
‘급사給仕로 취업하라’
소녀들 미혹하였다
어버이, 아우 두곤 먼 길 떠났다
출렁이는 어깨 위 보따리 이고
집을 나섰다
더는 소녀의 춤사위 보지 못했다
까만 밤 순백의 날갯짓
한 해, 두 해 지나도 날지 못했다
동생들 언니를 기다려 꼬막손 빨고
생사도 몰라 어버인 눈물로 사셨다
반백 년 지나서 왔다
얼룩진 소녀상 되어왔다
소녀의 춤사위 언제나 볼까
그날엔
저 하늘 만월이 그득하겠다.
제2회 윤동주 신인상 당선작 중 하나를 소개드립니다.
남산 '위안부 소녀상' 앞에서
바라본 '춤사위'
메는 목청 끌어안은 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