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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선 Feb 15. 2022

제2회 윤동주 신인상 당선작 '소녀의 춤사위'

윤동주 신인상 당선작 '소녀의 춤사위'


<소녀의 춤사위>


소녀들 강강술래 추던 밤 있다

밤 지나면 순사 온다 하고

때엔 못 출 춤 오래고 춰 보았다


순사는 공고문을 읽었다

‘급사給仕로 취업하라’

소녀들 미혹하였다


어버이, 아우 두곤 먼 길 떠났다

출렁이는 어깨 위 보따리 이고

집을 나섰다


더는 소녀의 춤사위 보지 못했다

까만 밤 순백의 날갯짓

한 해, 두 해 지나도 날지 못했다


동생들 언니를 기다려 꼬막손 빨고

생사도 몰라 어버인 눈물로 사셨다


반백 년 지나서 왔다

얼룩진 소녀상 되어왔다


소녀의 춤사위 언제나 볼까

그날엔

저 하늘 만월이 그득하겠다.




제2회 윤동주 신인상 당선작 중 하나를 소개드립니다.


남산 '위안부 소녀상' 앞에서


바라본 '춤사위'


메는 목청 끌어안은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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