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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선 Feb 22. 2022

[시:詩] 해독(解毒)

해독(解毒)


바람이 차가워지면 붉은 위스키를 생각한다. 제법 뜨거운 것이어서 담그는 입가서부터 장기로까지 매 순간 태우 듯 어루만지던, 그것이 그리워진다.


모든 살아있는 것은 뜨거워서 저 온도 내려가선 안 되었기에 독주를 찾았다. 여인의 달밤과 노인의 낙조처럼 한낮도 낯설지 않은 위스키도.


몸서리칠 만큼 더딘 밤에는 독주를 마시는 일로 하루의 질병을 죽였다, 그치지 않을 자유의 몸부림.


잔이 그리워지는 밤. 앞세워 편지를 쓴다, 무탈하냐고, 별일 없더냐고. 해독의 필요가 다시 왔노라고. 해가 뜨고 있다. 솟는 불길을 나는 감당할 자신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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