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술과 함께 머물던 한끝의 생각들
1.
마음이 응답받는 일은 참으로 귀한 일이다
고대하던 일이 찾아오거나
보고픈 이를 마주하는 일도
2.
잘 알지 못하는 일은 알지 못하는 대로 그대로 둔 채
흘려보내고
3.
취하는 것에 대한 욕망은 어디로부터 일까
옛사랑으로의 그리움부터라 할까
허면 정작 그것은 그리움일까
오늘에 적응하지 못하는 나 자신이 차마 놓아버리지 못한 어느 과거의 조각은 아닐까
혹은 단순한 외로움일까
아직도 참으로 어린 마음이라
홀로 버텨내지 못해 술이 필요한 것일까
하루를, 지친 무언가 다독인다는 이름으로
어쩌면 지극히 자기 합리화일지도 모를 그런 이유로 인해 또다시 술을 찾는 것일까
아직 나에게 고독은 그리도 사무치는 걸까
이겨내었다고 곁 하나 내주었다고 여겼던 날들은 그저 옛말일까
혹은 한 켠 자리한 불안으로부터 일까 지금 이 순간 그리고 현재에 대한
다만 그러다가도 술을 한 잔 따라내고 있음은
생각보다도 취기는 앞서가니 다만 쫓을 뿐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