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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함문평 Dec 13. 2024

야만의 계절. 318

남의 떡이 커 보이는 족속

남의 것은 우러러보고 내것은 천하게 보는 족속


할아버지는 광복초기 좌우대립에 국립서울대학교 설치로 어수선한 시기에 성균관관장에게 국립대학을 하려면 성균관을 국립대로 하면 민족정기도 이어가고 학풍도 이어간다. 온고지신이라고 조선조 비록 일본에 나라 망한 것은 잘못이나 잘못을 고치고, 신학문을 받아들이면 미국 하버드 보다 더 유서 깊은 대학이 될 것이라고 건의했으나 묵살되었다고 분개하셨다. 서울대로 말할 것 같으면 왜놈이 해준 경성대학교에 역사부터 학문하는 풍토까지 죄다 조선 것은 우습게 보고, 미국이나 일본, 구라 파서 온 것은 숭상하는 나쁜 습성이 있다고 하셨다.

할아버지는 한학만 하셨지만, 유교라고 다 공자 맹자 왈이 아닌 조선의 유학이 있어 학자들이 그걸 체계화하고. 서구의 것을 받아들여 한국의 학문. 조선의 학문을 해야 한다고 하셨다. 장손이 공부하는 것도 맨날 남의 딋꽁무니만 따라다니지말고, 이 지구상 일본인이나 미국인이나 장손을 따라오지 못할 글을 쓰라고 하셨다.


당신이 돌아가시고 30년이 지나면 이 땅에 아기 울움소리는 듣기 힘들고 개 짖는 소리만 들릴 것이다. 개도 서양서 들어온 고양이만 한 개만 넘칠 것이다. 오천 년 조선인들과 함께 지낸 황구는 씨가 마를 것이고, 종착엔 보신탕을 먹으려면 장손은 할아비가 아편장사를 했던 동북삼성에나 가야 먹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솔직히 할아버지 장손에게 그런 엉터리 유언을 하시나요? 말이 나오는 것을 억지로 참았다.


요즘 세상에 길거리 유모차에 개만 실려 다니고, 아기는 한 20대 지나가면 아기 한 명 볼 정도다. 여의도 파란 조끼, 빨강조끼들은 서구 애완견과 조선의 황구도 구분 못하는 천치들만 300명인지, 아님 김건희 윤석열이 아기 대신 개를 안고 신년인사하는 것에 감동한 것인지 개식용 금지법을 김건희법으로 통과시켰다.


지하에 계신 할아버지가 통탄할 것이다. 내년에는 보신탕 먹으러 만주에 가서, 할아버지 아편장사로 돌아다닌 곳에 할아버지 신위 써붙이고 보신탕에 소주 한 잔 올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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