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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시절의 추억. 43

두 담임 선생님

by 함문평

매년 돌아오는 스승의 날, 중학시절 은사님들은 대부분 고인이 되셨다.

학교가 일본강점기 시절에 세워진 학교라 중1 때 선생님들 대부분 50 이상이었고, 막내 선생님은 교무실서 제자의 제자라고 하신 분이 교장 선생님 은퇴를 몇 년 전에 하셨다.


중학교 검정교복을 2월 초에 구입해 방에 걸어 놓고, 할아버지가 환희 2갑, 할머니가 1갑을 피웠다. 한 달 후 3월 4일에 입학식을 했다.


반 배정은 미리 되었고, 키 순서로 번호를 정했다. 66명이 복도에 1열 종대로 섰다. 19번이었다. 20번이 반장이었다.


요즘은 초등학생도 투표로 급장을 정하지 그 시절은 성적순으로 1반부터 8반을 오르락내리락 반을 정했고, 전교 3등 입학자가 반장이었다. 담임은 내 교복에서 담배 냄새가 난다고, 담배 피우냐고 물었고, 아닙니다라고 하니 거짓말한다고 슬리퍼로 얼굴을 때렸다. 정말 아닙니다라고 하니, 교무실에 가 무릎 끓고 있으라고 했다. 6교시 모든 수업을 마치고 교무실서 거짓말한다고 검도부 죽도 부서진 대나무로 종아리 멍이 들게 맞았다.


집에서 안 들키려고 했으나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들켰고, 할아버지는 선생 아니라 선생 할아비라도 가정방문 해서 두 노인이 하루 3갑 담배 피우는 연기가 교복에 밸 수밖에 없는 것을 확인도 없이 귀한 장손 종아리가 이게 뭐냐고, 안티푸라민을 발라주셨다.

눈물이 났다.

2학년이 되었다.

역시 일열종대로 줄 섰다. 내가 키가 부쩍 큰 것도 아닌데, 키 작은 친구가 반에 많이 배정되었나 65명 중 40번이 되었다.

역시 담임은 교복에서 담배 냄새난다.

담배 피우니? 물으셨다.

제가 피운 것이 아니고 조부모께서 피운 연기가 밴 것입니다. 했다.

알았다. 내가 가정방문해서 확인한다고 했다.


6월에 중학모임 공지를 했다.

친구 한 명이 2학년 담임을 모시고 오겠다고 했다. 지금부터 가슴이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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