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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뎐. 49

기생, 작부, 정부미, 일반미, 그 위 마담

by 함문평

박정희 대통령이 김재규 총에 맞아 서거하고, 대학 예비고 사는 서울에 어느 대학에 넣어도 될 점수를 받았으나 본고사 국어, 영어, 수학 점수 합산이 합격선에 미달해 떨어졌다. 대학교 게시판에 합격자 명단을 써붙인 곳에 장손 이름이 없었다.

할아버지는 장손을 데리고 삼청각에 갔다. 할아버지는 진작 삼청각 사장과 왕년에 일본강점기 시절 기생일을 하면서 군자금을 보낸 몇몇 기생을 알고 있었기에 오고 싶었으나 혹시 다카키 마사오 까라 정권 실세 친일파 놈을 만나면 할아버지 성격 상 재떨이를 던져 면상을 깔까 봐 못 왔노라고 하셨다. 이제 의인 김재규가 다카키 마사오를 골로 보냈으니 장손에게 가르칠 것이 있다고 했다.


기생집 등급을 알려주셨다. 지금은 삼청각 포함 3개 업소가 유명하지만 장손이 나이 드러면 요정이 일반 민가 주택 속에 전혀 기생집인 걸 눈치 못 채도록 외부는 허술하게 하고 내부는 진시황 아방궁 수준으로 꾸밀 것이라고 했다.


전두환이 보안사령관 시절 장태완 수경사렁관, 이병주 특전사령관을 불러 술자리 준비한 곳이 연희동 주택가 전혀 술집으로 의심할 수 없는 요정이다. 연희동 요정에 대해서는 현재 살아계시는 예비역 박경석 장군이 생생한 증인이다. 지금은 육군본부가 계룡대로 이전했지만 전두환이 대령 시절은 육본이 삼각지에 있었다. 박경석 대령은 육본 인사참모부에서 장군인사기록장교였다. 그러니 전두환 대령이 박경석 대령에게 잘 보이려고 식사대접을 했다. 장소가 연희동 요정이었다. 대령 봉급으로 요정서 식사댜접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어 현장에서 핑계를 대고 도망쳤다고 한다. 이 말은 작가가 쓴 소설이 아니고 박경석 장군 책에서 읽은 내용이다.


지귀연이 갑인 것을 폼 잡는 사진 때문에 유명해진 곳도 외관은 단란주점 수준이다. 하지만 내부는 특급 룸살롱 수준 아방궁이다. 정권 바뀔 때마다 떠오르고 지는 곳이 이 업종이다. 라마다 르네상스 시절 김명신이 거기 일반미였다. 테헤란로는 텐프로 업소들이 있고, 청담동은 1% 업소가 있다. 6월 3일 투표 후에는 정말 텐프로, 완프로가 맥을 못쓰는 나라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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