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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강에서 키스를

에필로그

by 함문평

내 인생이라고 내 맘대로 살 수는 없다. 더구나 혈연, 학연, 지연을 끔찍하게 생각하는 나라에서 한 지붕 아래 4개 성씨 9명이 살아갈 수 있을까? 정말 모든 것을 포기하고 그렇게 제갈 상길이 결행한 것이라면 다큐멘터리 ‘인간극장’이 되었을 것이다. 이루지 못한 사랑을 인생에 만약은 없지만 만약에 제갈 선호, 송경수 조부모님과 제갈 상길 아빠와 첫사랑 연영애, 그녀의 세 딸 선우 진선, 선우 미선, 선운 경선과 제갈 보민, 동생 제갈 종우 등이 한 가족이 될 뻔했다. 하지만 할아버지 할머니가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그런 꼴을 볼 수 없다고 해서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이기에 소설에서나마 그려보았습니다.

지금은 교과서에 군사 정변, 쿠데타의 용어가 사용되지만 1979년에서 1986년 시기는 쿠데타, 군사 반란이 금기어였다.

이 책의 줄거리는 단편으로 1982년 대학 1학년에서 1985년 4학년 시기에 주로 휴강 시간에 토막토막 단편 소설을 썼었다. 부마사태, 10.26 사건, 12.12 군사 반란, 5.18 광주민주화운동, 8.16 최 대통령 하야, 9.1 제11대 대통령 취임, 1983년의 아웅산 사건 등 얼룩진 역사에, ‘길동이 아비를 아비라 부르지 못하듯’이 용어를 똑바로 부르지 못해 12.12 군사 반란을 12.12 사태, 그것도 우발적 사건,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5.18 광주사태’로 그 시기에 호칭했다. 지금은 12.12 군사 반란, 5.18 광주 민주화 운동으로 부르지만 그때는 좌익의 사주를 받은 폭도들이 일으킨 것으로 언론들이 표현했다.

40여 년 전의 빛바랜 원고를 다듬어 늦게 발표합니다. 늦게 등단한 만큼 오래도록 글을 쓰겠습니다. 이글에 등장하는 인물은 실명도 있고 가명도 있습니다. 뽑아주신 심사위원께 감사드립니다.

‘아빠의 소설이 베스트 셀러 되기를 기다리느니 로또 복권을 구입한다.’는 아들과 ‘아빠 힘내세요. 언젠가는 쨍하고 해가 뜰 날 있을 거야.’ 하는 딸에게 둘 다 아빠의 글이 많은 독자를 얻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는 거 알고 정말 열심히 썼고, 앞으로도 계속 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끝.



**함 문 평(咸文平)

1962년 강원 횡성에서 출생. 서원대학교 국어교육과 졸업.

2021년 현대 시선에 ‘부적’으로 등단했습니다. 스토리문학회 소설가 모임 ‘소설-소셜’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작품집 <777>, <백서(白書)>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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