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산 산신령과 나의 할아버지

내가 군바리면 넌 민바리야. 50

by 함문평

아주 오래전 읽은 소설 <육두품 소령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소설로 발행했지만 촌구석에서 검정고무신 신던 이야기부터 3 사관학교 졸업하고, 신라시대 골품제 보다 더 심한 차별로 지낸 군대 이야기를 자서전을 소설처럼 쓴 글이다. 어쩌면 나도 글쓴이처럼 개고생 해봐야 소령이 한계일 거라는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소설가로 단편집 2권에 동인지 3권을 낸 작가라서 지나온 인생에 기쁜 일, 슬픈 일, 분노도 객관적 3인칭 소설로 지을 만큼 내공이 생겼다. 정말 분한 것을 내가 아닌 척 3인칭으로 쓰기까지 혼자 눈물도 흘리고, 혼술도 많이 했다.

30년 전 할아버지가 하신 말씀이 이제야 이해된다. 사람은 근해야 하느니라. 거저 주어지는 것은 하나도 없다. 속마음을 남에게 들키지 않고, 그걸 이룰 때까지 참거라 하셨다.

조금은 할아버지 말씀을 알 거 같은 밤입니다. 어제 대방초등학교 19회 시산제를 관악산 산신령에게 고했습니다. 저는 우리 할아버지에게 고하고 내려왔습니다. 금년 안 다치고 보행 잘하고, 좋은 글 쓰게 해 주세요. 끝.

매거진의 이전글고향선배, 나의 군대 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