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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함문평 Dec 27. 2023

유년시절의 추억. 14

 한 시간 배운 은사님

오늘 고교 3년 동안 딱 한 시간 배운 은사님께 <백서>를 보내드렸습니다.


고교 시절은 학교의 평판이 동숭동에 있다가 관악산으로 이전한 서울대학교에 몇 명을 합격시키느냐? 에 목숨 걸던 시절이었습니다.


교육청에서 아무리 우열반 편성하면 학교에 불이익 준다고 엄포를 놓아도 교육청아 떠들거라 우린 우리 길을 간다고 인접 성남고가 우열반 운영하는데 검은 돌 고교라고 안 하겠어요?


그뿐만이 아니라 2학년은 문과반 1반 이과반 2반 0교시 수업반을 운영했다.


1교시 자기 반 수업 가기 전 한 시간 일찍 등교해 음악실 미술실 과학실 명패가 달린 곳에서 공부를 마치고 자기 교실에 가서 1교시부터 7교시 수업을 마치면 구내식당서 저녁을 먹고 야간 자율학습을 했다.


이름만 자율학습이지 담임선생님 감독하의 지율학습이고 종로통 학원의 수강표나 과외한다는 과외 선생님 확인증이 있으면 야자 없이 학원이나 과외수업을 갔다.


학교에 국어선생님이 여러 분 계셨는데 소설가 김ㅇㅇ 선생님은 문과반 수업을 하셨다.


 중학교 국어선생님이 문예반 특별 활동 시간에 <쌈짓골>을 읽고 독후감 쓰기를 했는데 그 작가님이 고교 국어선생님이라는 것에 얼마나 놀라고 감격스러웠는지 모른다.


영화 <서울의 봄>을 만든 김성수 감독은 문과반이라 2-3학년 연속 배웠지만 이과반 출신인 저는 딱 한 시간 배웠다.


2학년 국어 시간 우리 국어선생님이 맹장으로 병원에 가는 바람에 대타로 이과반 7반 대타 수업을 오셨다.


1번 일어나하시더니 진도가 어디야? 질문에 1번이 대답을 했다.


진도 빠르네?


 여러분 선생님이 병도 아닌 맹장으로 병원 갔는데 진도도 다른 반 보다 빠르고 이과반은 이과반 특성이 있는데 문과 수준으로 한 시간 하면 여러분 혼동만 온다고 하시면서 교과서를 덮고 볼펜도 놓고 일체 메모 없이 듣기만 하라고 하셨다.


내용은 이미 중학시절 읽고 독후감도 쓰고 선생님 만나면 사인이라도 받아야지 하면서 항상 가방에 <쌈짓골>을 넣고 다녔는데 그날이 온 것이다.


그 한 시간 동안 수업은 쌈짓골에 나오는 새마을 운동의 겉면과 이면 우리나라가 일제로부터 해방시기에 첫 단추 잘못 끼운 것이 친일파 척결 못한 것이다.


 국민교육헌장 외우고 공부했는데 고교를 졸업하고 대학생이 되거든 이과 반이지만 생각을 고정된 틀에 가두지 말라는 말씀을 하실 때 수업 종료를 알리는 벨이 울렸다.

김춘복 선생님 장편소설<운심이>

 선생님 수업을 한 시간 들었습니다만 김 감독은 2-3학년 연속해 수업을 들었으니 아마도 사회의 부조리에 대한 비판의식은 높았을 것이라는 것을 영화 <서울의 봄>을 보면서 눈치 깠습니다.


아직도 5공 실세들이 떵떵거리고 살고 있고 주걱턱 여사는 전두광을 그분이 나라를 구하신 거라고 유투버들에게 말한다.


 현실에 전두광은 반란군 이태신은 진압군이라고 설정하고 영화를 만든 것은 큰 용기라고 생각한다.


영화 후기 블로그  중에는 왜 이런 영화가 이제 나왔느냐고 한탄하는 글들이 있지만 우리나라 수준이 아직도 <서울의 봄> 영화를 단체관람 하는 학교에 항의하는 수준인 거 보면 빠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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