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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말을 배운 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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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문평
Jul 25. 2023
딸은 태어났을 때 군부대 안에 위치한 지붕이 청기와로 된 구식 관사였다.
매일 아침 여섯 시면 기상나팔 소리가 오후 6시면 국기강하 애국가 밤 열시면 취침나팔 소리 엄마 등에 업혀 장 보러 갈 때는 주변의 군인들이 충성! 소리를 들었다.
병사들이 충성! 하면서 손을 올리는 것도 많이 보고 자랐다.
횡성에서 할아버지 할머니가 손녀를 보러 오셨다.
나나 아내나 말을 가르친 것은 엄마 아빠뿐인데 할머니는 손녀를 않고 과자를 먹이면서 말을 가르쳤다.
엄마!
엄마!
아빠!
아빠!
할아버지!
....
할머니!
.....
할머니!
충성!
충성! 하면서 손까지 얼굴 위로 올렸다.
누가 가르친 것도 아닌데 군부대 안에 살다 보니 일어난 상황이었다.
그러고 나니 맹모삼천지교가 근거 없는 소리가 아니구나 느꼈다.
나와 아내는 다음에
오실 때는 손녀에게 할아버지 할머니 가르쳐놓겠습니다 하고 보내드렸는데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딸은
내가 전출 갈 때마다 전학을 다녀 5학년인데 학교는 여섯 번째였다.
요즘 말로 왕따도 많이 당했다.
횡성 촌놈 출신 아빠는 전방은 잘 사는 집이 없는 농촌집 아이들이니 옷을 전곡 시장이나 대광리 옷가게에서 사라는 나의 말에 골수분자 서울출신 아내는 초등학생 옷을 꼭 신세계 본점이거나 영등포롯데 백화점에서 사 입혔다.
왜 그러냐 물으니 자기 어린 시절에 거기 옷 입고 싶었는데 장모님은 아내 옷을 신길동 도깨비시장 옷만 입고 자라서 백화점 옷 입는 친구가 부러웠다고 한다. 그래서 딸 하나 옷은 무조건 백화점 옷을 입혔다.
그게 화근이었다.
전방 초등학교에 백화점에서 구입한 옷을 입은 학생이 딸 뿐이라 왕따를 당한 것이었다.
전학을 가면 거기 일짱과 맞짱을 떠서 이기거나 처음부터 선물로 환심을 사거나 선택을 해야 했다.
딸이 4학년에서 5학년이 될 때 아빠 나 검도배우게 검도관에 등록해 주세요 했다.
가납리에 있는 파랑새 검도장에 등록을 했다. 동생까지 묶어서 등록하고 부대 차량 페타이어 2개를 부대 관사 옆 공터에 연습허수아비를 만들어주었다.
검도 도장에서 연습을 하고 집에 오면 타이어를 힘껏 죽도로 팼다.
어느 날 학교에서 청소 시간에 딸에게 집적거리는 남학생을 걸레 자루로 때려 손목을 부러뜨렸다.
치료비를 물어주기는 했어도 소문이 퍼져 다른 학교로 전학을 기도 딸에게 시비 거는 일짱이 사라졌다.
요즘 학교폭력이 문제가 되기도 하고 반대로 선생님들이 학부모에게 갑질을 당해 자살했다는 보도에 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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