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샛강. 5

by 함문평

선우도 해 두 번째 여자는 김미숙이다. 서로 첫눈에 반해 사랑을 하게 되었는데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법학 개론 시간에 교쟈가 국한문 혼용 교재였다. 교수님이 김미숙 출석을 부르니 녀 명이 동시에 네~하고 대답을 했다. 국어교육과에 김미숙이 2명 무용교육과에 2명이었다.


교수는 국어교육과 키 작은 미숙을 1번 키 큰 미숙을 2번 무용과 키 작은 미숙을 3번 키 큰 미숙을 4번으로 부르기로 해서 교실이 웃음바다가 되었다. 무작위로 교재를 강독시키다 보니 한자를 모르는 학생들을 읽다가 중단하면 뒤나 옆자리 학생을 교수가 지명했다. 법학개론 시간은 그놈 한자 때문에 교실이 지뢰밭이라고 했다.

첫 시간에 하필이면 선우도 해 옆에 4번 김미숙이 키는 크고 무용을 해서 늘씬한 몸매에 얼굴도 계란형 미인인데 한자 모르는 것이 많다고 도해에게 음을 달아달라고 하며 책을 주었다.


선우재석에게 한글보다 천자문을 먼저 배우고 학생이 되었기에 서울 성남중학교와 중대부고 6년 동안 한문은 처음부터 끝까지 100점이라 샤프로 음을 달아주었다.


고 마음의 표시로 털실로 선우도 해 조끼를 짜서 주었다. 일주 동안 선우도해가 음을 다는 동안 4번 김미숙은 조끼를 짰던 것이다. 줄자로 가슴을 잰 것도 아닌데 딱 맞았다.


법학개론 다음이 국어전공 필수 국문학개론이었다. 눈치 없이 조끼를 입고 수업에 들어가자 교실이 난리였다. 여학생들이 선우도 해에게 집단 야유를 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샛강.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