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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 먹기 힘든 사람. 12

기본도 안 하고 월급 받는 놈

by 함문평

공동주택에 살다 보니 모든 것이 조심스럽다.

몇 년 전에 공익제보를 했는데 그 후 시달림이 오래가서 요즘은 보통은 눈을 감고 지나간다.


우편함이 주차장 벽면에 있어서 도로로 지나가면서 우편함 매우 맨 우측에 무엇인가 있으면 들어가고 없으면 지나친다.


월말이 다가오면 관리비 고지서가 왔을 텐데 하고 스케줄도 없어서 우편함에 갔다.


설마가 사람 잡고 혹시가 대박 친다고 아무 생각 없이 우편함에 갔더니 이번달 납부할 관리비 고지서서 휴지 줍는 노인 가져가는 빈 박스에 수북하게 있었다.


더듬더듬 뒤져서 우리 집 관리비 명세서를 찾았다. 방에 들어와 괸 리 회사에 전화를 하고 내 통화가 거짓이 아니라고 인증샷을 보냈다.

각 세대별로 우편함에 넣으면 시간 5분에서 10분 더 걸릴텐데 그렇더라도 그거 하고 월급 받아야지 뭉텅이 박스에 던지고 월급받으면 토끼잡아 털도 안뽑고 먹는 놈이지?


이런 것도 세대차이로 봐야 하나? 생각이 들었다. 60넘은 사람은 누가 보거나 안 보거나 내 책임은 다 하려고 애썼는데 요즘은 아닌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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