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시절의 추억. 16

원고지 80매를 어떻게 써요?

by 함문평

중학시절 1,2, 3학년이 문학을 좋아하는 학생들로만 모여 주 1회 하는 시간이 행복했다.


주로 시나 원고지 10매 정도의 산문을 쓰는 것으로 3년을 보냈다. 어느 날 1학년 후배가 손을 들었다.

장경호 뭐야?


선생님 우리는 원고지 10장 쓰기도 힘든데 국어책에 나오는 소설가들은 그 긴 이야기를 어떻게 썼을까요? 하고 물었다.


선생님은 참 좋은 질문이라고 하셨다. 손기정이 마라톤 풀코스를 한 번에 뛰었을까?


아니요!


그럼 어떻게 했을까?


5킬로 10킬로 20킬로 늘려갔어요!


니들이 마라톤도 안 했는데, 어떻게 그걸 알아?


체육 선생님이 가르쳐주셨어요.


그래, 글도 마라톤과 같다.

처음부터 원고지 80매 쓰라고 하면 못쓴다.


학교 수업시간은 45분 수업하고 10분간 휴식의 반복이라 할 수없고 학교 졸업을 하고 시간의 여유 있을 때 해보라고 하셨다.


처음은 원고지 1,000장을 사서 10매 묶음 20개, 30매 묶음 10개, 50매 묶음 4개, 100매 묶음 3개를 만들어라.


10매 묶음은 학교에서도 써봤으니 금세 쓸 수 있다.


차츰차츰 길게 쓰는 것을 연습하면 원고지 사용한 것 늘어나는 기분이 성취감도 있을 것이다.


다만, 일부러 장수 늘이는 짓은 하지 마라. 그건 안 한 것만 못하다고 하셨다.


처음에는 무작정 써서 워고지 천매를 모두 소진하고 그 원고를 빨강 볼펜을 들고 채점자 또는 숙제검사하는 선생님의 눈으로 원고지에 빨강 채첨을 해라.


원고지 천 장의 채점을 하고 나면 내 글에 기승전결이 엉터리임을 알게 되고 그다음 글을 쓰면 여러분이 기승전결을 억지로 구성을 만들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글이 춘하추동 계절의 변화처럼 재미있게 써질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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