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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 먹기 힘든 사람. 29

할아버지 장손이야

by 함문평

할아버지는 길 가다 처음 보는 사람이라도 경우에 없는 일을 하면 바로 혼내주셨다. 포청천 영화가 나오기 전에 판관 포청천처럼 하셨다.


할머니는 그러다 칼 맞는 일 생긴다고 모른 척하고 살라고 해도 할아버지는 길거리 담배를 피우는 학생 보면 담뱃갑에다 어느 학교 몇 학년 몇 반 담임 이름까지 적어 그 학교에 알려주셨다.


그것도 유전인지 나도 그렇게 했더니 딸과 아들이 제발 그러지 마세요. 그러다 무슨 봉변당하려고 해서 당분간 신경 끄고 살았다.


오늘 개봉동 인도에서 난전을 파는 아주머니가 리어카에 파지를 싣고 지나가는 할머니가 지나가게 해 달라니까 지가 진열한 물건 흐트러진다고 할머니 보고 차도로 돌아가란다.


순간 아줌마! 아줌마가 인도 전세 냈소? 저 할머니 리어카로 차도로 가다 치어 죽으면 내 경찰에 아줌마가 원인제공자로 신고해도 되지요? 했다.


그 말에 파지 실은 할머니 지나가게 히프짝을 비켜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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