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혼잣말 / 04월02일 (04월06일 한단락 수정)
작업실을 마련했다. 월세 30만원. 글쓰기를 위해 하루에 만원씩 지불한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글을 써보겠다 다짐했다. 부동산 계약한지는 한달이 넘었지만 옥탑이고 오랫동안 비어있던 공간이라 이것저것 보수하느라 시간을 보냈다. 작업실이 어느정도 정돈이 된 건 2주가량 되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 같은 페이지를 무의미하게 반복적으로 읽고있고 고쳐쓰기로 마음먹은 시나리오에 대해서는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동안 무지했던 시간을 반성하며 브런치라는 새로운 매체를 가입했지만 영화를보고 공부를하는 것 자체가 진도가 나가지 않다보니 순식간에 2주가 흘러 4월이 되었다.
정신없이 다가오는 것들을 해내며 지내는 중에 바보가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왜?'라는 물음표를 머릿속에 계속 띄워봤지만 사실 '왜라니...' 글을 안쓰고 책을 안읽었으니까 근육들이 굳은거지하는 생각이 오늘에서야 들었다. 다시 단련을 시작하면 차차 나아질 것이다. 하루를 요약하고 책의 한 페이지를 요약하는 연습을 해야겠다.
감각을 깨우는 연습을, 훈련을 하지않으면 내 감각은 쉽게 둔해져있다. 지금까지 2주 더하기 앞으로의 2주는 워밍업시간으로 생각하고 여유를 가져야겠다. 마음만 조급해진 나를 꾸짖듯 큰 맘 먹고 지금 글을 써내려가고 있는데 노트북 스페이스바 키보드가 말썽이다. 꾸욱꾹 눌러야 내 말을 듣네.
늦깍이 졸업생은 근래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까?'하는 고민에 빠졌다. 모든 것이 가능할 것 같던 마음가짐의 시간, 어리다는 우월감에 젖어살던 시간이 지나가고있다. 그러면서 내맘대로 되지 않는 인생 앞에서 나는 어떤 태도를 취해야할까. 어떤 중심? 마음가짐을 가지고 살아있는 시간을 보내야할까 하는 원론적인 질문들이 나를 괴롭혔다. 내가 앞문장에서 괴롭혔다고 표현하는 이유는 이 고민이 좀 늦었다는 생각이 같이 들었기 때문이다. 한걸음 떨어져 생각해보니 또래 친구들과 나를 은연중에 비교를 하고 있었다. 글을 쓰고있는 지금도 이 문단 앞에 늦깍이라는 표현을 쓴거 보면 아직 그 비교에서 완전히 헤어나오지 못한 것 같다. 머리로는 아는데 마음은 다른 기분.
하지만 좀 멈춰서 냉정을 찾아 과거를 돌이켜보면, 스무살 이후 내내 비슷한 질문을 던지던 시간들이 있었다. 질문 했던 시기에 내가 처한 상황과 맥락에 따라 어떤 선택을 했고 당분간은 그 선택을 믿고 따르다가 뭔가 정확히 집히지는 않지만 내스스로 불편함을 느낄 때 또 잠시 멈추어 생각하고 반대 방향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한동안 살아갔다. 계속 그 과정과 간간이 직관이 담긴 무모한 선택과 결정 안에서 10년을 산 것 같다. 추상적으로 글이 서술되다보니 거창해보이지만 별거 아닌데, 구체적이게 표현하기가 참 어렵다. 이것 또한 글을 계속 쓰면서 훈련이 되고 나아지길 기대한다.
몰입해서 사는 삶과 객관화 하는 삶. 이 둘 사이에서 밸런스를 맞추는 게 참 어렵다. 모든 사람이 그럴까? 몰입할 땐 너무 과하게 몰입하고 빠져나올 땐 심하게 빠져나와 삶이 늘 고통으로 느껴질 때가 많다. 더 나아지기 위해 시작한 고민이 자기반성을 넘어 스스로를 괴롭힌다. 좀 더 나를 사랑하기 위해서는 과거를 나쁘게 왜곡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기 위해서는 짧게라도 일기를 써야한다. 기록되지 않은 것은 남지 않는다. 막연한 불안감, 시간을 아까워하는 마음을 재쳐두고 용기있게 일상을 기록하자. 그리고 앞으로 되도록 다짐으로 끝나는 촌스러운 글을 삼가하고 생각과 공부한 내용이 정리된 글을 자주 쓰길 스스로에게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