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1 - 1화, 모로코 생존기
장사를 하고 있고(물론 사장은 아니지만...) 늘 사장의 마인드로 일하고 있다.
하지만 장사를 정말 처음 한다는 생각으로 다시 현재 내가 운영하고 있는 가게의 문제점이나
부족한 점은 무엇이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었다.
그러던 와중 '장사천재 백종원' 이라는 프로를 알게 되었다.
이 프로는 낯선 환경에서 '백종원' 이라는 이름 값을 빼고 정말 처음 장사를 하는 사람과 같은 조건으로 백종원이 장사를 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프로이다.
앞으로 장사천재 백종원 시리즈를 보면서, 배울 점 및 현재 내가 운영하는 매장에서 적용할 부분 등에 대해
정리하려고 한다.
백종원의 첫 번째 장사는 모로코 제 4의 도시로 불리는 '마라케시'로 2018년 기준 98만명의 사람들이 살고 있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마라케시 중심에 위치한 거대한 시장으로 하루 유동인구만 하더라도 얼마나 많은 사람이 오갈지 대충 감이 온다. 약 1%의 사람만 다녀도 9800명 정도인데, 경쟁하는 노점상이 150개 라는 점을 감안하면
1개의 가게당 약 65명의 사람이 방문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백종원이 조사한 시장 평균 음식 단가는 5,000원 정도이니까 하루 평균 325,000원을 벌 수 있다는 말이다. 만약 한 달을 30일로 계산하고 쉬는 날이 이틀이라고 가정하면 22일 x 325,000원 = 7150,000원을 벌 수 있다.
사실 이렇게 계산을 해보면 이미 상권 자체가 매우 좋은 여건임을 알 수 있다. 단순 계산으로 했기 때문에 정말 최소한의 수치로 잡았지만 분명 시장에 방문하는 하루 평균 인원은 적어도 만명은 넘을 것으로 생각하고 달에 1,000만원을 벌 수있다는 뜻이다. 물론 한국 돈으로 1,000만원이지만 현지 돈으로 하면
한국에 비해 10배 물가 차이난다고 하니 1억이 되는 매출이 발생하는 곳이라고 볼 수 있다.
만약 원가율과 자릿세, 인건비, 기타 잡비를 고려하여 매출의 40%정도를 뺀다면 순익 6,000만원 정도가 남는 자리라고 보면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이 모든 계산은 그저 나의 개인적인 생각에 불과하며 실제로는 훨씬 적은 수의 사람들이 오갈 수도 있고 생각보다 자릿세가 엄청 비쌀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기본 유동 인구가 확보되는 자리라는 점은 특히 노점에서 외국음식을 파는 것이 유리한 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생각되었다. 물론 외국의 호기심에 의한 첫 방문 이후에는 '맛'으로 재방문율을 높여야 하는 문제점이 있지만 백종원의 전략을 이용한다면 낯선 지역이나 새로운 음식 또한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백종원의 장사준비
백종원의 장사준비 첫 번째 : 메뉴를 먼저 정하지 말아라!
보통 처음 장사를 시작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한다. '장사해야지!, 그렇다면 뭘 할까?'
나도 많이 했던 상상이지만 보통은 요즘 유행하는 음식이나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한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내가 아니라 '손님'이라는 점을 놓쳐서는 안된다.
'손님'이 좋아하는 것을 기준으로 봤을 때, 백종원에게 '메뉴'는 후순위에 속하는 것 같다.
백종원이 처음으로 한 일은 '내가 장사할 곳'의 근처 가게들의 음식을 먹어보는 것이다.
해당 상권에서 주로 어떠한 음식들이 많이 팔리고 소비자들에게 기호성을 보이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가령 학생들이 많은 상권은 떡볶이, 김밥, 컵밥 등 가성비 위주의 음식점들이 많을 것이다.
백종원은 마라케시의 시장에서 주로 '구이' 류를 파는 것을 봤고, 카레 같은 형태의 음식도 종종 팔리는 것을 목격했다. 특히 오른 편에 나와 있는 '하리라' 는 모로코 음식 중 스튜와 비슷한 형태의 음식이다. 백종원은 모로코 사람들이 주로 어떤 음식을 소비하는지도 파악하고 있었다.
두 번째로는 메뉴들에 대한 가격을 파악했는데 주로 우리나라 돈으로 5,000원이 평균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었고 스튜가 고기가 들어간 형태의 음식들은 8천 원 정도까지 가격을 형성했다. 이렇게 해서 결정된 음식은 현지인의 기호성을 고려하여 한식에서 '구이' 류에 해당하는 '불고기' 와 하리라와 비슷한 '갈비탕'이 메뉴로 선정되었다.
세 번째로는 상권 분석을 통해 얻은 주변 노점들의 음식 가격대를 맞추기 위해 '불고기'와 '갈비탕'을 현지의 식재료로 만들려고 했다는 점이다.
네 번째는 주방 인테리어인데, 보통은 일반적으로 많이 하는 형태를 따라가려고 했을 법도 하다. 왜냐하면 처음 장사를 하는 입장에서는 인테리어 업자와의 소통도 사실 많이 어렵고 장사에 대해 모르기 때문에 자신이 그동안 가봤던 식당들의 머릿속 표준에 맞춰서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백종원은 주방을 '판매전략'으로 사용했다는 점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외국의 음식이고 낯설기 때문에 '보여주기 전략'을 이용해서 접근성을 높이고 호기심과 궁금증을 갖도록 만드는 것이다. 특히나 보여지기 때문에 퍼포먼스를 하기에도 매우 좋다고 생각한다.
다섯번째로는 노점에서 장사를 하고 유동인구가 많지만 '야시장'이라는 장사 시간의 한계가 있다. 아침,점심 부터 밤까지 풀타임 장사가 아닌 오후 4시 이후부터 자정정도까지 이어지는 장사 시간의 한계 속에서는 '회전율'을 높이는 것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백종원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테이크아웃이 가능한 형태로 불고기를 변형시켰고 현지 사람들이 빵에 각종 재료를 넣고 먹는다는 점을 착안하여 빵 속에 딸기잼, 양파, 불고기를 넣고 손쉽게 들고 다닐수 있는 형태로 만들었다. 어떻게 보면 불고기 버거라고도 할 수 있는데 그런 환경에서 이러한 발상을 했다는 점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낯선 음식을 익숙한 방식으로 먹게 만든 것 또한 이국의 음식을 좀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게 만들어준 장치라고도 생각된다.
이후 실제로 장사를 시작하는 장면이 10분 정도 이어지고 1화는 끝이 난다. 예상대로 보여주기의 장치는 손님들에게 잘 먹혀들어 가는 것으로 밝혀졌고, 한 팀 두 팀 들어오다가 순식간에 너도나도 들어와 매장이 만석이 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날씨가 추웠는지는 모르겠으나 하리라와 형태가 비슷한 갈비탕을 오히려 불고기보다 처음 들어온 손님들이 많이 주문했다는 것도 굉장히 주목할만한 부분이었고
갈비탕을 미리 끓여가서 음식이 나가는데 30초 밖에 걸리지 않는 것 등은, 장사에 있어서 최적화의 끝판왕을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