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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심해의 취미생활 Jan 15. 2021

31살, 뒤늦은 새해 다짐글

# 회사에 돌아왔다


병역의무가 끝나고, 회사로 돌아왔다. 쉽지 않은 업무다. 일의 양도 많고, 난이도도 높다. 중요한 일인 것 같기도 하다. 하여간 안 그래도 빡센 조직인데, 그 안에서도 빡센 업무다.


그래도 감사한건, 관심 있는 분야의 업무를 맡았다는 거다. '에너지' 관련 일이다. 일하면서 보람도, 재미도 찾아볼 수 있어 보인다. 물론, 일 말고도 재밌는 건 엄청나게 많다. 일이 재밌어봤자 얼마나 재밌을까.


다만, 하루에 적게는 9시간, 많게는 12시간 이상 이 일과 함께 살아가는데, 재미와 보람이 없다고 생각되면, 이거 내가 힘들다. 아직은 '돈 때문에 일한다'는 마음 가지고 싶지는 않다. 그렇기에, 보람과 재미를 찾을 수 있다고, 낙천적으로 생각해보겠다. 그래야 주도적이고, 당당하고, 자신감 있게, 일상을 살아갈 수 있다.


닮고 싶은 리더도 만났다. 원래 직장생활의 만족도는 '일 + 사람'의 함수다. 감사한 일이다.


나도 십년 후에 리더가 됐을 때, 높은 전문성 + 일에 대한 자부심과 자신감 + 폭풍우 같은 일 속에서도 잃지않는 여유 + 직원들을 인격적으로 대하는 사람이길. 나는 일도, 인격도 가꿔나야가 할 게 정말 많다.


어쨌든 일을 시작하게 됐다. 일에서도, 일상에서도, 낙천성과 여유, 주도성과 주체성을 잃지 않고 살아가고 싶다. 그 어떤 X같은 환경이 닥쳐도 웃음과 낙관, 여유를 잃지 말아야 겠다.




# 책 읽고 글 쓸 시간이 적어졌다


책읽고 글쓰는게 취미였다. 이게 꽤 시간이 많이 든다. 이걸 제대로 하려면, 육체와 정신의 여유가 필요하다. 뇌는 사람 머리에 있는 컴퓨터다. 회사 컴퓨터와 달리, 내 머리속에 있는 컴퓨터는 하루에 처리할 수 있는 정보에 한계가 있다. 회사에서 책상 위에 놓은 컴퓨터와 내 머리속 컴퓨터를 함께 돌리고 나면, 집와서 뭘 하기가 힘들다. 책까지는 보겠는데, 아 글쓰는 건 어렵다.


지금은 업무에 익숙해지는 과정이라 내 머리속 컴퓨터가 하루종일 돌아간다. 하루종일 돌려도 버겁다. 전문적인 분야라, 공부도 많이 해야 한다. 그럼에도 나는 믿는다. 어쨌든 이것도 익숙해지고 나면, 내 두뇌 속 컴퓨터에도 여유가 생긴다는 걸.


그때가 되면 책도 보고, 글도 쓰고 할 거다. 지금 브런치에 글을 쓰는 빈도가 좀 낮아졌다. 그렇지만, 아직은 글쓰는 행위를 그만둘 생각이 없다. 이건 나의 중요한 취미 생활이다. 난 죽을 때까지 책보고, 글쓸거다. 지금 생각은 그렇다.




# 에너지 연재 글을 써보자


앞으로 쓸 글을 좀 생각해봤다. 국가 에너지 체계에 대한 글이다. 이 분야가 엄청 테크니컬한 분야다. 전기가 어떻게 생산되는지, 난방은 어떻게 가능한지, 일반인들은 잘 모른다. 그런데 엄청 크리티컬하다. 이 추운 겨울에, 전기가 끊기고 난방이 안된다고 치자. 혹은 석유 수입이 끊겼다고 가정해보자. 일상에 엄청난 변화가 온다. 이게, 꽤 중요한 분야다.


그리고 '에너지 분야'는 지금 전환점에 있다. 탄소중립, 에너지 전환이라는 시대적 담론이 있고, 이를 뒷받침할 수단으로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같은 신산업-신기술이 있다. 그동안 인류는 땅을 채굴해서 얻은 석탄, 석유를 통해 에너지를 충당했다. 그런데 이제는, 바람과 태양을 통해 에너지를 얻고자 한다. 나의 미래의 아들, 딸은 '주유소'를 모를 수도 있다.


에너지 시스템이 다 바뀐다. 우리가 잘 모르는 것도 바뀐다. 예를 들자면, 전기는 송전과 배전이라는 도로를 통해 이동한다. 송전은 긴 거리, 배전은 짧은 거리용이다. 옛날에는 송전이 중요했는데, 이제는 배전도 중요해진다. 이에 따라 제도도 바뀌고, 사업도 새로 생기고, 그렇게 된다.


이런 얘기를 좀 쉽게 해볼까 싶다. 우리나라 전체 에너지는 산업, 상업, 가정 중 어떤 분야에서 많이 소모되는지, 전기는 어떻게 생산되는지 같은 거 말이다. 전문가들이 미래에는 내 집에서 설치한 태양광을 통해 생산한 전력을 옆집 철수에게 판매할 수 있다고 하는데, 그게 정확히 뭔지..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이 브런치의 구독자가 급상승한 계기는 경제 관련 글이 '다음 메인'에 걸렸기 때문이다. 재테크 항목으로 올라갔었다. 근데 나는 사실 '한국 주력산업의 특징'을 분석하는게 주된 의도였다. 내 일하고 관련되어 있기도 하고, 내 취미기도 하다. 그래서 심심해서 썼던 건데..



그때 구독하신 분은 뭐랄까.. 재테크 작가로 생각하고 구독하셨을 수도 있다. 그런데 내가 썼던 글을 보면, 대부분 사회과학, 과학기술, 거시경제 관련 책이나 주제에 대한 글이다. 재테크 관련한 글은 거의 없다. 그런걸 쓸 깜냥도 안 된다.


에너지 관련 연재글을 쓴다고 하면, 실망하실 분도 있을 것 같긴 하다. 그렇지만 나는 앞으로도 이런 글이나 사회과학, 과학기술 책 읽고 서평쓰는 그런 글을 주로 쓸 것 같다. 그냥 이게 내 취미다. 실망시키는 것 같지만.. 그때 다음 메인 올라갔을 때도, 처음엔 기분 좋다가 나중에는 부담이 됐다.


암튼, 나의 한 해의 다짐은 이렇다! 올 한해도 자부심 있고, 당당하고, 재미있고, 여유있고, 보람차고 뜻깊은 한해가 될 수 있기를.


이런 투박하고, 무겁고, 도움도 안 되고, 머리만 아픈, 그런 글만 올라오는 곳에 항상 좋아요 눌러주시고, 가끔 잘봤다고 댓글을 달아주시는 분들이 있다. 감사할 따름이다. 제 글을 읽는 분들도 건강하고, 행복하고, 보람있는 한해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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