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여행 2일이 되었다.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작년에 치앙마이에 왔을 때, 보름내내 거의 비만 왔다.
그런데 오늘 아침까지 맑은 것이 조금 어색했다.
원래 건기 시작이라고 하지만… 이상기후로 인해 여기도
10월 중순까지는 비가 내린다고 한다.
아니나 다를까.
아침에 눈을 뜨니까, 하늘이 어둑어둑.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비가 진짜 미친듯이 쏟아지는 치앙마이.
님만해민 쪽은 거의 물바다가 되는 정도이다.
잠깐 내리는 비에 도로의 절반이 잠기는 상황도 발생하는 곳.
그래도 점심은 먹으러 가야지.
나는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고 점심을 먹으러
근처 로컬 식당을 찾았다.
"KuayChap FahThaNee"
치앙마이 로컬 식당은 대부분 얼음이랑 물이 무료라는 점.
좀 에어컨이 나온다거나 가겨대가 나가는 관광지 식당들은
얼음가격도 받는다.
1시 즈음에 가니..
영업이 마무리를 하는 분위기.
밥을 먹는 사람이 나 혼자였다.
꾸어이짭이라는 돌돌 말린 넓적한 쌀국수와
튀긴 돼지고기(무껍)이 올라간 '카오 무껍'을 주문했다.
달달하면서 짭잘한 튀긴 돼지고기 덮밥.
이 바삭바삭한 식감이 너무 좋다.
국은 술도 안 먹었는데, 해장이 되는 듯한...
흡사 순대국과 비슷한 맛이었다.
마냥 뜨겁지도 않아서, 딱 좋았음.
두 그릇 뚝딱하고, 옆에 있는 GRAPH Ground를 찾았다.
마침 들어가니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걸어서 집까지 1분 거리인데… 나 집에 갈 수 있으려나?
추석 연휴라 그런지 한국 사람이 많았다.
아니 죄다 한국 사람들이었다.
뭐야 한국이야 뭐야. 연남동이야 뭐야.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는 익숙한 연남동의 풍경과 냄새.
아마 다른 한국 사람들도 같은 생각을 했겠지.
내가 GRAPH 카페를 좋아하는 이유.
가격대가 나가지만, 실험적인 메뉴가 있어서다.
원래 커피 맛을 잘 모르는 타입이라…
그냥 그때 그때 기분에 따라 음료를 고르는데.
여기가 딱 내 취향이다.
매번 바뀌는 시그니처 메뉴를 고르는 맛이 있다.
120바트 정도 하는 치앙마이 물가 중에서 고가의 음료지만…
한국에서 이 정도 가격이면 거저 주는 거 아닌지
조심스레 호록 한 잔 마시니, 은은하게 풍기는 커피 향과
이색적인 달콤함이 온 몸에 퍼진다.
그 사이 비는 그치질 않는다.
그래서 집에 오는 길에 비를 피하기 위해 세븐일레븐을 들렸다(?)
친구의 추천을 받아 사먹은 밥버거.
정말 맛있었음.
저녁에는 마야몰을 찾았다.
마야몰 4층인가 그 곳에 아마존 카페가 있는데.
여기가 꽤 작업하기 좋다.
에어컨 바람도 시원하고, 작년에 이 곳에 정말 자주 왔었다.
마야몰 푸드코트에서 똠얌크림누들(?)을 시켜먹었다.
얼큰하니 맛있었던 곳. 딱히 뭐 특별한 맛은 없었다.
역시 맛이 보장된 곳이다.
그냥 뭐 먹을지 고민도 되고, 혼자이고… 또 날 더운 거 싫으면
마야몰 푸드코트가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