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대입구 역에서 만난 전통 한국식 스테이크 하우스
용산에는 미군기지가 있다.
그리고 그 옆 남영동에는 스테이크 골목이 있다.
이름만 들었을 때는 흡사 [텍사스 스테이크 스트릿] 같아 보인다.
그리고 왠지 비주얼은 우리가 흔히 마주하는 두툼한 두께의 안심이나 등심 스테이크라고
상상하게 되는데.
아니다.
남영동 스테이크 골목은 역사가 무려 50년이나 넘는다.
길거리 간판에는 스테이크, 베이콘, 소시지라고 적혀있는데,
의외로 영어로 된 문구가 없고, 친숙한 한국식 골목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용산역 번쩍번쩍 빌딩 숲 사이에서 오래된 골목을 마주하면
이곳이 과연 2021년의 모습인가? 하고 생각이 든다.
근데 난 이런 대비되는 서울의 모습이 좋다.
미국 기지 옆에 위치해서, 미군 부대를 상대하다 보니 스테이크랑 미국에서 즐겨먹는
소시지랑 베이컨을 함께 볶아서 팔았다고 한다.
우리가 캠핑 갔을 때 먹는 바비큐 구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
그런 음식을 납작삼겹살 식당 같은 곳에서 먹으니, 좀 기분이 오묘하다.
우리가 시킨 건, 모둠 스테이크(중)
베이컨, 소고기, 소시지, 버섯, 피망을 사장님께서 한 번에 구워주시는데
미리 구워서 가져와서 그런지 바로 먹을 수 있다. 쿠킹포일 위에서 익어가는
구이를 맥주 한 잔과 기울이니 크...
아! 그리고 여기서 좀 특별한 건, 케첩 소스를 뿌린 양배추 소스와 부추김치를 한 번에 주는데
이걸 같이 섞어서 고기와 함께 먹어야 한다. (옛날에도 미군들은 이렇게 먹었을까...?)
이렇게 먹으면 하나도 안 느끼하다. 케첩은 한식에도 잘 어울리니 뭐..
끝으로 부대전골을 먹겠냐고 물어보시는데, 우린 서비스인 줄 알고 먹었는데
돈을 내야 하는 것...(1인당 10,000원임).. 모둠 스테이크와 밥 한 공기가 적당했는데
도저히 부대전골을 못 먹겠더라... 그래서 결국 남기고 왔는데
맛은 내가 알던 부대전골... 맛이 아니었다. 어디선가 나는 그 이국적인 맛이
개인적으로 불호.
나와 내 친구 둘이서 갔을 때, 식당 곳곳이 문을 닫았는데
요즘은 예전에 찾는 사람들만 찾는다고..
그래서 그런지 그날도 점심시간인데도 스테이크 구이에 맥주를 기울이시던
택시기사분 세 분이 다였다.
요즘 레트로가 유행인데, 이곳도 다시 유행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