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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레 Feb 06. 2023

[내향인의여행일기] 이스탄불 여행기 1편

드디어 치앙마이에서 이스탄불로 넘어왔다! 


한국이 아닌 튀르키예

치앙마이 한 달 살이가 끝나고, 이제 태국을 떠나게 되었다.

치앙마이에서 만났던 한국분들 중에서 2-3개월 정도 사시는 분들도 계셨는데, 그 분들은 무비자 기간 90일은 태국에 계시다가 90일이 임박하면, 소위 ‘비자런’이라는 것을 하는데 쉽게 말해서, 태국과 가까운 라오스의 국경을 건넜다가 다시 오는 것을 말한다. 


태국의 국경을 넘었다가 다시 들어오면 비자가 초기화(?)가 되는데, 치앙마이에 한 달을 살러 왔다가… 살아보니 너무 맘에 들어서 그런 식으로 치앙마이에서의 삶을 이어가시는 분들도 많이 있다.


아 물론 나도 그 중에 한 명이 될 뻔했다. 이스탄불로 가는 비행기 티켓이 없었다면 말이다.


태국으로 떠나기 약 두 달 전, 생각을 했다.

치앙마이에서 한 달만 살고 올 거야? 다녀와서 뭐 할건데?


이왕 해외에 나가는 거, 좀 길게 나가보는 건 어떨까?

코로나 때문에 어쩌면, 이번이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사실 3년 전만 하더라도, 누가 알았겠어. 해외여행을 3년 거의 4년 가까이 못할수도 있다는 것을 말이야.


그러니까, 시간이 나면, 돈이 될 때, 나갔다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무리하게 유럽까지 가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었다. 그 불타오르던 의지는… 치앙마이 한 달을 살면서

유유자적하다보니 사라지게 되었다…


아무튼 그래도 편도 70만원 가까이의 돈을 결제했기에.. 가야했다. 

아니 가야한다.

사실 초반에는 태국에서 튀르키예 그리고 아프리카! 마지막 남미까지 찍고 한국에 올까? 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그렇게 가면, 비행기값이 내 몇 달치 월급에 맞먹었다. 그런 사람이 있을까? 여행 유튜버만 가능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만난 사람들 중에서 그런 사람이 있어서 놀란 기억이 있었다.


아무튼 남미까지 찍고 돌아오자! 라는 생각은 사계절이 바뀌는 삶이다보니… 

가을,겨울,여름 옷 모두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캐리어가 더 커질 것이고… 최대한 가벼운 겉옷을 입을 수 있는 국가를 선택하기로 했다.


태국 그리고 튀르키예 이스탄불 그리고 그리스 다음으로 스페인 마지막으로 포르투갈.


이렇게 정한 이유는 알다시피 유럽은 지중해 부근 국가가 따뜻하다. 

처음에는 이탈리아도 정했지만, 예전에 가봤던 기억이 있어서 2순위로 두었다. 근데 어차피 못갔다. 물가가 어휴… 아무튼 최대한 여름옷이 전부인 마당에 겨울 옷까지 가져가는 건 좀 부담스러워서 최대한 따뜻한 기후의 국가를 선택했다. (나중에 돌아와서 생각해보니, 나름 잘 선택한 것 같다.)


떠나는 날.


치앙마이에서 한국으로 택배를 보냈다. 약 15키로 정도였는데, 돈 10만원이 나왔다. 나도 당황했고… 직원분도 당황했다.무게가 꽤 많이 나와서 말이다. 그렇게 짐을 보내고 짐을 싸고… 치앙마이를 떠났다.

행여 방콕으로 가는 비행기가 연착이 있을까… 노심초사해서 아침 11시 비행기를 선택했는데, 결항과 연착없이 제 시간에 도착했다. 덕분에 1시간의 여유 시간이 생겼다.


나를 바레인까지 실어다 줄 저 멀리 보이는 바레인 항공


음 문제는 딱히 할 것이 없었다.


게다가 여기서 바레인 항공을 타고 약 10시간을 날아, 바레인 공항에서 4시간을 경유해야 한다. 

그리고 다시 4시간 이스탄불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그렇다. 이동만 하루다. 아침 11시 출발… 오후 4시 50분 출발…다음 날 새벽 1시 출발.. 

가능할까? 라고 생각했는데.. 가능하더라..







튀르키예

내가 이스탄불을 선택한 이유는, 음식때문이 가장 컸다.

이태원에서 먹었던 카이막이 너무 맛있었고, 실제 현지의 맛을 경험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백종원의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에서 보여주었던 튀르키예의 음식들…안 갈 수가 없었다.


보통의 사람들은 아마 괴레메로 가서 열기구를 타러 가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그런데 딱히 관심이 없었다. 시간도 없고, 돈도 많이 들고 다음에 다시 올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리고 혼자가서 뭐해… 그런 건 같이 가는 사람이 있어야 재밌는 법이지. 게다가 괴레메를 가게 되면 이동시간이 또 하루가 추가가 된다. 여행이란 게 원래 그렇지만, 경유도 하는데 괴레메까지 가면 음. 이틀...을 이동만 하는 셈.


그래서 이스탄불이라는 도시만 선택했다. 간혹가다 왜 이스탄불만 여행하냐는 질문을 받았었는데, 다들 먹으러 왔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시간이 아깝지 않냐고 물어보았다. 그런데 실제로 이스탄불이라는 도시는 일주일로도 충분하기는 한데, 어떻게 여행하느냐에 따라.. 내 생각으로는 이 주도 부족할 것 같았다.


이스탄불은 일주일만 묵기로 했다. 

천천히 이스탄불을 먹고, 마시고, 즐기자고.





감기

치앙마이를 떠나기 약 3일 전, 치앙마이는 할로윈 파티가 한창이었다. 

나와 함께 놀던 친구들 중 한 명이 목감기, 인후염? 편도염?에 걸렸었는데… 그 애가 말을 하면 할 수록 입이 건조하고 목구멍이 아프다고 하니 말을 걸지 말라고 했다. MBTI에서 F유형이 강했던 나는 너무하네! 라고 생각했는데. 그 감기 내가 걸리고나니… 그 친구의 말이 100퍼센트 공감이 갔다. 다행이 친구가 없는 나는 아무도 말을 걸어주지 않았고, 빠르게 회복이 되는 듯 했다(?)


아무튼 늦은 밤. 작업을 마치고 자려는데, 몸이 으실으실… 열이 오르는 듯했다. 

코로나와는 달랐다.(실제로 그 친구는 코로나 음성이 나왔다.)


그래도… 설마?


그러니까, 그 친구랑 신나게 맥주를 노나마시던 내가 감기에 걸린 것이다. 편도염에 걸린 것이었다.

코로나 증상과 비슷한데, 코로나와 다른 거라고는… 목구멍이 아픈 것이 아니라 입천장? 

편도 부근이 아팠다. 침을 삼키면 아팠다. 그때의 심정(?) 침을 넘기는 게 싫었다. 

침은 왜 생기냐며 짜증을 냈었다. 인간은 왜 침을 삼켜야 하는가? 에 대해 고민을 하기도...


아니 안 그래도 유럽으로 여행을 가는데… 동얀인이고… 혹시 눈총을 받지 않을까? 하고 걱정했다.

아니 왜 하필이면? 유럽갈 때 걸립니까?


당신은 조심성이 없습니까? 

네.




사실 치앙마이를 떠나기 전, 발도 다치고… 지갑도 잃어버리고 많은 일이 있었다. 사실 떠나는 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컨디션 조절이다. 그렇게 난 완벽하게 컨디션 조절에 실패했다. 그것도 치명적으로…


그래도 다행인 건. 떠날 때 아침. 열은 나지 않았다. 그저 기침하고 편도가 아팠을 뿐.


치앙마이 공항에서 경유하는 바레인 공항에 내리는 그 순간까지 기침을 많이 한 것 같았다. (아마 많이 했을 것이다. 어느 정도냐면, 컨디션이 너무 나쁜 관계로 내가! 무려! 내가! 기내식을 포기했다.)


그래도 다행인 건 방콕에서 바레인으로 향하는 10시간 비행에서는 혼자 3인 좌석을 차지할 수 있었다. 행복했다. 기침만 안 했으면 행복했을텐데… 눈치 봐 가면서 기침을 했다. 그래도 도움이 되었던 것은 방콕 수완나폼 공항 ‘부츠’에서 산 프로폴리스 스프레이(목에 뿌리면 일시적으로 잠잠해지는 내 편도) 그리고 스트렙실이었다. 그런데 더 심각한 건 귀였다. 이전에 알고 있었다. 비염환자나… 감기 걸린 사람이 비행기에 타게 되면 극심한 통증이 귀에 전해져온다고 아마 중력때문일텐데… 


'곧 착륙합니다. '


라는 방송이 나온 시점부터 비행기는 하강을 하게 되는데, 그 때부터 귀가 엄청 아팠다. 지금 생각해도 끔찍했다. 그때의 맘 같아서는 귀를 아예 빼고, 착륙하고 다시 장착하고 싶었다. 거의 울었을지도 모른다. 아파서 두 귀를 막고, 눈을 감고 있었으니… 게다가 목은 아프지… 정신이 1도 없었다. 공항에 내리고 나서는 귀가 먹먹했는데… 이게 약 두 시간 가량 나아지지 않았다. 


혹시 저 고막을 잃습니까? 


그렇게 걸린 감기(편도염,인후염)는 튀르키예 여행 내내 지속이 되었는데, 웃긴 건 떠나는 날 나았다.

그래서 나에게 튀르키예는…

기침만 하다 끝난 여행이었다.






입국

치앙마이에서 방콕 그리고 바레인 마지막 이스탄불, 비행기만 총 세번을 탔다. 

감기만 아니었으면, 영상을 좀 찍었을지도 모른다. 유튜버가 될 기회였는데, 아쉽다. 

근데… 아마 영상을 찍었어도.. 기침만 하는 모습만 나왔을지도…


창가 좌석에 빼곰히 나왔던 뒤에 앉으신 아저씨의 발.


아무튼 이스탄불행 비행기는 3-3좌석의 소형 비행기였는데, 내 옆 좌석에는 몽골?조선족? 사람으로 보이는 두 사람이 앉았는데, 덩치가 어마어마했다. 내가 복도좌석이었는데… 왜 내가 미안하지. 그 분은 거의 쪼그려서 타신 듯 했다.


감기약에 취해 잠에 빠졌는데, 답답해서 일어나니 앞 사람이 좌석을 있는 힘껏 뒤로 밀었다.

답답했다. 그래서 승무원에게 말해… 다행히 여유좌석이 있던 비행기 끝 좌석으로 옮길 수 있었다.


보다 편하게 기침을 하겠거니 했는데, 앞 좌석에 앉아있던 중동계열의 아주머니 분이 나를 주시하며 마스크를 꼭 쓰라고 눈치를 주셨다. 저도 하기 싫어요… 네… 저도 기침 하기 싫어요.. 하지만 죄송…콜록…콜록..합니다.


게다가 동얀인이라서 행여 중국인으로 오해받을까.. 조마조마했다. 다행히 별 일은 없었다.


그렇게 정신없이 이스탄불에 도착했다. 원래 여행은 고생하는 것이라고 한다. 근데… 글쎄요 또 하고 싶지는…(그러니! 컨디션 조절 잘하자!)


내가 도착한 시간은 새벽 5시, 숙소 체크인은 오후 2시….네? 예상보다 두 시간 가량 일찍 도착했다.

게다가 입국심사도 거의 5분? 만에 끝이 났다.

탁심광장으로 향하는 버스를 타러 가는 길. 카드도 되니까, 현금없어도 걱정 할 필요가 전혀 없다.

공항버스를 타고 탁심광장으로 향했다. 다행히 공항버스는 24시간 운행하는 것 같았다.

아침 7시에 도착한 탁심광장. 바람이 차가웠고(태국보다) 비둘기가 많았다.

새벽이라 사람이 없지만, 오후가 되면 바글바글해지는 탁심광장. 건물이 여기 튀르키예! 라는 느낌이 확 든다.

탁심광장은 이스탄불에 오게 되면, 거의 매일 들리는 곳 중 하나. 


나는 어서 빨리 숙소(한인민박)에 가서, 따뜻한 물 한 잔으로 목을 진정시키고 싶었다.

근처 적당한 심카드(유심)를 사고는 한인민박으로 향했다.




한인민박

이스탄불을 여행하는 사람들 대부분의 호텔 리뷰가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좋은 호텔에 묵을 수는 없었다. 왜냐? 난 돈이 없어요. 게다가 앞으로,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도 가야해서 최대한 싼 곳에 묵었어야 했다. 그렇다고 호스텔은 좀 그랬다.


그리고 태국에서 외국 음식 한 달 먹었으니, 한국음식도 먹고 싶었다. 아 그런데 태국에서 한국 음식 너무 잘 먹음. 한국 음식 1도 생각이 안 났다.


아무튼 한국음식, 편견(중동 문화에 대한), 안전때문에 한인민박을 선택했다.


내가 선택한 한인민박은 아주 인기가 많은 유명한 한인민박이었다. 돌마바흐체? 궁전 근처에 있는 곳인데 난 몰랐다.민박집을 찾아가면서 깨달은 건데, 이스탄불은 네… 언덕 그 자체였어요. 게다가 돌 바닥

그리고 무엇보다 똥이 너무 많았음. 개 똥인지.. 사람 똥인지 알 수 없음. 어쨋든 똥..

돌 바닥을 캐리어를 끌고 가는데, 캐리어한테 미안했다. 조금만 고생해라…


아무튼 15분 드르륵 끌고, 기침해가면서 도착한 한인 민박… 카톡을 보냈다. 

[사장님.. 저 들어가고 싶은데요.]


답장이 왔다. [안 돼요 체크인 12시라… 못 들어와요. ]라고. 게다가 혼났다. 네이버 카페 공지글 안 봤냐고. 봤어요! 봤는데! 왜? 도착하니 유심이 안 되는 건데? 인터넷이 안 돼요… 왜죠?


아무튼 카톡으로 죄송하다고 하고… 정말 ㅠㅠ 만 보낸듯… 그래도 주인분께서 9시 좀 지나고

문을 열어주셨다. 1층 문을 열고 들어가니… 


계단 뿐인 건물.. 엘리베이터? 그건 뭐죠? 게다가 민박집은 한 5층이였나? 잘 기억이 안 나지만...

그래도 3층까지 가니 주인분께서 나와주셔서 캐리어 이동에 도움을 주셨다. 


그리고 한인민박집에 가니, 시야가 확 트이고 저 멀리 흑해와 지중해를 잇는 해협이 보였다.

아침이라 아주 햇살이… 반짝였는데, 아마 남향이라 그럴지도? 아무튼 친절하게 소개해주셨다. 근처 맛집 뭐고, 슈퍼마켓은 어디있고.. 한인민박의 장점은 다른 사람들 모르는 사람들과 자연스레 어울릴 수 있다는 것인데 난 사실 그것이고 나발이고 그냥 침대에 눕고 싶었다. 하루 꼬박 이동한 데다가.. 씻고 싶었고, 목이 너무 아팠다.


약 1시간 설명을 듣고, 주인 분께서 준비가 되었으니 침대를 배정해주셨다.

방에 들어가자마자 샤워를 하고 침대에 들어갔다.


문듣 눈을 감고 오늘은 안 나가고 쉬어야지…라고 생각했는데, 문득… 여행 온 거야? 그런 거야? 아니면 집에 온 거니? 게다가 방에는 햇빛이 안 들어왔는데, 그래서 무진장 추웠다. 핵추웠다. 따뜻한 나라의 공통점은 그늘에 가면 무지하게 춥다는 것...


덜덜 떨면서 기침을 하니 사장님이… 너 괜찮아? 라고 물으셨다.

하하.. 괜찮아요 했지만, 실은 (죽겠어요(대충 김혜수 짤))




아야 소피아

마침 유럽 한 달 살기를 하던 친구가 나를 보러 이스탄불에 오겠다고 했다. 처음에는 그래! 했는데,

막상 혼자 여행을 하는 것이 편해진 나는 시간이 지날수록… 그냥 혼자 있고 싶었다.


아무튼 친구는 내가 도착한 날 기준 다음 날 저녁 도착이었다.

최대한 그때까지 몸 관리를 잘 해서, 감기에서 해방이 되어야 한다. (나도 그럴 줄 알았음)


오후 3시였을까? 주인분 내외는 라면을 끓여드셨다. 난 그냥 안 먹고 자려고 했는데, 이러다간 누워있다가 끝날 것 같아서… 나가기로 했다. 옷을 갈아입고, 추천받은 목욕탕(하맘)을 가기로 했다. 


그 전에 나는 트램을 타고 아야소피아 근처에 가기로 했다. 

아야소피아가 무료로 개방되고 나서는, 들어가려는 관광객들로 북적인다는 소리를 들었다. 아침 일찍 가도 1시간은 대기한다고… 그런 소리를 들어서 일찌감치 포기를 했었다. 아야소피아는 내일 오는 친구랑 가야겠다고 생각했음.


아무튼 트램을 타고 ‘술탄 아흐멧’이라는 정거장에 내렸다. 사실 유럽 대중교통에 대한 편견이 있는데… 분명 시트가 더럽고 냄새가 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 냄새가 사람들 체취인지 아니면 그냥 누가 오줌을 싼 것인지.. 그런 악취가 있음. 아무튼 그런데 의외로 이스탄불 대중교통은 악취가 별로 안 나는데, 조금씩은 남. 그리고 트램 사람 정말 많았다. 이스탄불은 말이죠, 교통이 헬이에요. 그냥 차 많이 막힌다. 골목도 많고, 도로도 좁고… 유럽이 그렇지만…그래서 그런지 사람들이 지하철이나 트램을 많이 타는 듯 하다.

버스에 사람이 없음. 왜냐? 차가 막히니깐. (아 물론 개인적인 의견…)

저 멀리 보이는 아야소피아.

아무튼 아야소피아 근처에 내렸다. 

역시 유명 관광지… 역사 유적지 답게 사람이 많았다. 이슬람교 사람들은 여기가 성지니깐… 성지순례 목적으로 오는 듯 해보였다.


일단 약국에 들려서, 감기약과 스트랩실을 샀다. 2만원이 나왔다. …예?


그리고 점심을 먹었다. 유명한 식당이었다.

튀르키예 사람들은 ‘아이란’이라는 요거트 베이스의 음료를 즐긴다.

괴프테 케밥. 고기를 빵에 싸 먹는 음식.

맛은 그릭요거트가 음료가 된 느낌이다. 시큼하다! 달달한 맛이 1도 없다.

먹으면서 아 건강해지겠네…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입에 안 댈줄 알았다. 근데 이때는 몰랐다. 내가 아이란에 빠지게 될 줄은..


시간이 있다면(?) 아야 소피아를 기다릴까 했는데, 5시 하맘을 예약을 한 상태라서… 기다릴 수 없었다.

그래도 빠르게 볼 수 있는 근처 예레바탄 사라이에 갔다. 과거 물탱크? 라고 볼 수 있는데, 생각보다 관리가 잘 되어 있고…음.

생각보다 후덥지근, 거꾸로 한 메두사의 얼굴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가볍게 둘러보기 좋다.

메두사의 얼굴과, 예라바탄 사라이 내부 풍경




하맘체험

이스탄불 1일차 여행의 하이라이트! 하맘체험!

하맘은 튀르키예식 공중 목욕탕을 말하는데, 우리나라랑은 사뭇 다르다.


따뜻한 물에 들어가서 몸을 불리고, 세신사 분이 때를 밀어주는 식이면 튀르키예는 사우나? 데워진 대리석 바닥에 누워서 몸을 불리고는 세신사가 때를 밀어준다.


그래도 다름이 있다면, 우리나라는 나체 상태로 때를 밀리는 것이라면 하맘은 중요부위만 가리고 때를 미는 방식이다. 이스탄불에는 정말 다양한 하맘이 있는데, 그래도 이왕 받는 거…좋은 곳에서 받자는 생각으로 비싼 곳에서 받았다.


한화로 약 9만원 정도? 잘한 선택이었다.

지금도 가고 싶다.


입장하게 되면, 수건으로 하체만 가리는데(나는 속옷을 입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맨몸으로 가는 사람도 있다.)

가자마자 앉으라고 하고는 뜨거운 물을 뿌린다. 그러니까 바가지로 물을 촤-악 하고 뿌리는데, 재밌다.


그리고는 갑자기 손목을 잡더니, 하맘 중간에 있는 바닥보다 50cm 정도 튀어나와 있는 넓은 대리석 바닥에 눕힌다. 마치… 돌침대 느낌. 따뜻하니 너무 좋았는데, 여행의 피로가 확 풀리는 듯 했다. 


한 20분? 정도 누워 있는 것 같았다. 몸이 불리나? 싶었는데, 생각보다 잘 불어짐.

와중에 차가운 물도 가져다 주신다. 안 그래도 감기때문에 고생했는데… 너무 좋아 기분이 몽실몽실 해졌다.


몸이 불려지는 것이 끝나면, 나를 부르고 본격적으로 때를 밀어주시는데… 때가 나오나? 했는데.


네. 나옵니다. 그것도 많이요. 물 없이, 열기로만 몸이 분 것이다.


아무튼 세신사분이 정신없이 20분 넘게 때를 밀어주시는데… 나를 벽에 기대어 앉히게 하시고는 정말, 정말, 열심히 밀어주신다. 너무 고마워서 눈물이 앞을 가린다. 마치 대접받는 기분인데, 이런 기분… 평생 받고 싶었다.


그리고 거품으로 온 몸을 구석구석 씻겨주시고는, 애기 감싸듯.. 전신을 수건으로 닦아주시고 대형 타월로 얼굴빼고 감싸주시는데, 거울에 보지는 않았지만 아마 얼굴에서 광이 났을지도 모른다.

약 한 시간 정도 진행이 되는데, 정말… 금전적 여유가 있었으면 매일 갔었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나의 터키 여행 처음이 끝이 났다. 아마 다음 편은, 그냥 남은 5일치의 여행을 몰아서 쓸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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