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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레 Mar 30. 2023

[맛동산투어]따뜻한 수프카레 한 그릇.

거대한 토핑과 묽은 수프카레를 먹으러 갔다.

#따뜻한 수프카레 한 그릇.



수프카레

유튜브에서 한 번 보고, SNS에서 한 번 보았다.

만드는 것이 생각보다 복잡했던 것 같은 요리.


개인적으로 묽은 카레를 선호하는 편이라, 더 눈길이 갔다.

후루룩 먹는 수프형태의 카레라니, 어떤 맛이 나려나? 내가 알던 카레의 맛이랑 많이 다를까?


그래서 찾아가 보기로 했다.


의외로 집에서 멀지 않은 홍대에 수프카레를 파는 곳이 여러 군데 있었다.

그래도 그중에서 삿포로에서 찾아온 정말 ‘찐’ 수프 카레 체인점이 있었다.

가기 전에 이미 사람 많다고 들었는데, 설마설마했는데 말이지.

정말 어마어마했다.


오픈 전부터 줄 서있는 사람들.

줄 끝에 서서 과연 나와 내 친구의 차례는 언제쯤 찾아올 것인가?

하고 걱정했는데, 다! 행! 히! 도! 입장 마지막 차례였다.

(오늘 운세가 나름 괜찮았나 보다. 계획 세우기도 귀찮은 요즘, 운세에 기대 보는 중)

역시 믿을 건, 비과학이다.


수프카레는 삿포로가 기원이라고 한다.

인도네시아 음식 중 닭고기 국물 요리인 ‘소토아얌(soto ayam)’을 접목해서 만든 요리라고 한다.

그래서 걸쭉한 것이 아니라 맑은 것이 특징인 듯하다.


삿포로 다녀온 사람들은 말한다.


“수프카레? 한국에서 왜 먹어, 홋카이도 가서 본토카레 먹어야지.”


마치 망고는 동남아 아니면 소용없다와 같은 맥락.

나도 안다. 홋카이도의 삿포로 가서 먹어야 한다는 것. 

근데 일단 목적은… 미리 체험을 해보는 것이다. 


일본식 카레의 장점은 개인적으로 토핑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카레 위에 올라가는 토핑을 고르는 형태 말이다.

(가볍게 먹자고 한 것이, 고르고 나면 헤비해지는 것이 국룰이 아닐지)


수프카레 역시 동일했다.


수프카레는 카레용 국물을 따로 만들고, 토핑을 따로 만든다고 한다.

먹을 때는 토핑을 오려서 같이 먹는 방식. 맘에 든다.


토핑은 돼지고기, Only 야채, 닭고기(튀김/삶음 중 선택)를 올려서 먹는다.

개인적으로 다 먹어보고 싶은 마음에 튀긴 닭다리, 삶은 닭다리 두 개를 올린다.

체험할 거면 제대로 해야 한다. 


밥은 경양식처럼, 접시에 퍼져서 나오는데,

국물을 먹자마자 밥이 딱히 필요하단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국물이 너무 시원하고 맑은 것이다. 

해장국의 그것과 같았다.

카레를 먹는데 해장하는 느낌이었다.

국물을 떠먹는 숟가락이 멈추질 않았다.


큼지막한 토핑이 다양했는데 (단호박, 버섯, 브로콜리 등) 먹는 내내 식감과 풍미가 가득했다.

먹으면서 기분이 덩달아 좋아지는 느낌.


워낙 토핑이 실하다 보니, 밥이 그다지 필요한 느낌은 아니었다.

그렇게 한 접시 뚝딱 비워냈는데, 먹고 나서 느낀 점은


다시 찾아오고 싶다는 것과 삿포로에 가서 본토 수프카레를 먹어보겠다였다.

근데 역시 다시 먹으려면… 이 대기줄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겠지.

오랜만에 기대한 것보다 더 맛있었던, 따뜻한 수프카레 한 그릇이었다.


다음엔 뭘 먹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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