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뮬라크르 Dec 09. 2024

세상을 읽는 힘, 리터러시의 다양한 얼굴들

리터러시 칼럼 서론

리터러시는 마법의 단어 같습니다. ‘리터러시라는 축을 중심으로 어떤 단어가 결합되면 새로운 의미가 태어납니다미디어 리터리시디지털 리터러시헬스 리터러시문화 리터러시 등을 비롯해 지금은 반려동물 리터러시까지 떠올랐습니다.


리터러시는 한 영역에서 여러 갈래를 가지기도 합니다디지털 리터러시는 컴퓨터 리터러시정보 리터러시, AI 리터러시데이터 리터러시 등 수많은 리터러시로 파생되고 있습니다.


리터러시(literacy)란 무엇일까요어원은 글자’(liter)로 글을 읽고 쓰는 능력즉 문해력(文解力)을 뜻합니다. 이 단어가 등장한 것은 19세기 중반 문자언어가 중심이었던 시절이었습니다단어나 철자를 읽고이해하고쓸 수 있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 상황이 변했습니다. 1980년대를 지나 문자언어는 영상언어를 지나 디지털언어로 진화했고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한 논의가 급증하기 시작했습니다. 리터러시가 단순한 문자 이해에서 출발했다면 이제는 이미지, 디지털 언어데이터 활용 등의 이해를 요구하는 전방위적 개념으로 발전했습니다


 ‘이해와 활용라는 본래의 의미와 더불어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하고, 정보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며, 이를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까지 포괄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말해 리터러시는 이해와 활용 능력이란 개념을 기본으로 가지고 있습니다앞서 말한 다양한 리터러시들도 모두 '이해와 활용'의 뜻을 담고 각각의 특성에 맞게 재편 및 발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세상의 무수한 사회·문화 구조 안에 살고 있습니다. 이 속에는 세상을 잘 살기 위한 수많은 리터러시가 함께합니다. 그리고 각 리터러시에는 사유가 있고, 사유를 통해 리터러시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리터러시를 통해 세상을 해석하고, 그 내면을 비판적으로 들여다보며, 스스로 주체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리터러시를 통해 우리는 세상을 다시 바라볼 수 있다. 출처: Dall-E로 제작


미디어 철학자 빌렘 플루서(Vilém Flusser)는 <코무니콜로기(Kommunikologie)>를 통해 인간 커뮤니케이션은 죽음에 이르는 한 인생의 무의미함과 고독을 잊어버림으로써 인생을 살 만하게 만들려는 의도에서 일어난다.”라고 말합니다.


인간의 죽음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입니다죽음으로 삶은 끝납니다하지만 일생에 나는 타인과 이야기하고어딘가에 나의 이야기를 쓰고어느 곳에는 나의 정보가 저장되며나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생깁니다플루서가 말한 '인생의 무의미함과 고독에 저항하여 삶을 의미 있게 만드는 행위'가 이런 것입니다.


플루서의 말은 리터러시와 맞닿아 있습니다리터러시 역시 우리의 삶을 의미 있게 만들고 죽음에 대항할 수 있게 만듭니다우리는 리터러시 능력으 삶의 중요한 주제를 이해할 수 있고이를 활용할 수 있으며무의미함을 비판하고, 어떤 사건을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리터러시는 세상을 연결하는 통로입니다. 리터러시를 통해 우리는 새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습니다.


‘나는 리터러시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있을까?’

‘어떤 리터러시가 내 삶을 의미 있게 할까?’


세상이 복잡해짐에 따라 새로운 리터러시 개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리터러시는 특정한 누군가가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리터러시를 이해하는 누구나 새로운 틀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아우름의 개념입니다.


앞으로 글을 통해 세상의 무수한 리터러시를 이야기하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고자 합니다. 자신을 재발견하는 이 여정으로 세상과 나를 새롭게 이해하는 기회를 함께 가질 수 있길 바랍니다.



참고문헌

- Flusser, V. (1996). Kommunikologie. 김성재 (역) (2001). 코무니콜로기. 서울: 커뮤니케이션북스. 


*이 글은  '디지털포용뉴스'에 기고한 칼럼을 수정하였습니다.


칼럼 URL: https://www.dginclusion.com/news/articleView.html?idxno=18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