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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뮬라크르 Nov 13. 2019

면을 찾다 - 일산칼국수
(강의용 사례)

일산 살면 다 알지도 모르는 집

CONTENT

1. 면을 먹다 – 면요리 심층 분석

2. 면을 걷다 – 면에 대한 사람들의 에세이 수록

3. 면(麵)을 면(面)하다 – 면 덕후 들의 인터뷰 수록

4. 면을 찾다 – 면요리 맛집 탐사 수록

5. 면을 만들다 – 면요리조리 과정과 레시피 수록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면요리는?

‘라면’이라고 말하고 싶다. 어느 동네를 가도 1,000원 남짓한 돈으로 살 수 있다. 뜨거운 물만 부어도 완성이다. (여기는 라면을 예찬하는 곳이 아니다.) 다음은 무엇이 있을까? 개인적으로 칼국수와 냉면이라고 말하고 싶다. 영원한 라이벌 짜장과 짬뽕도 있지만 우선 중식당에 있으니 역시 칼국수와 냉면이다.       



집에서 만들어 먹기 어렵다

라면과 다르게 제대로 된 칼국수와 냉면을 집에서 만들어 먹기는 번거롭거나 어렵다. 수제 칼국수는 면을 뽑기 위해 밀가루를 반죽해야 하고, 냉면은 따로 육수를 내야 한다. 특히 평양냉면은 집에서 육수를 만든다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 냉면을 13,000원 정도에 판매하는 평양냉면집을 보라. 그만큼 맑고 은근히 깊은 육수를 만들기 어렵다고 말하고 싶다만, 한 끼 식사로 비싸긴 하다.      



일산 사람은 다 알지도 모른다

이번 소개할 집은 ‘일산칼국수’다. 일산 사람이라면 대부분 안다고 해도 될 만큼 유명한 곳이다. 식사시간 전후에 늘 사람이 많아 대기한다. 10년 전 처음 아버지와 함께 갔었다. 이전에는 ‘명동교자’가 가장 맛있는 칼국수라고 생각했지만 이곳을 다녀와서 생각이 바뀌었다.


맛집에서 여기가 가장 맛있다는 생각은 하지 말자

    

일산에 오래 산 지인의 말로는 본래 일산역 철도길 옆 조그만 곳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이 시절이 더 맛있었다고 하는데(얼마나 맛있던 거야?) 자주 먹어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나도 처음 아버지와 갔을 때 감동은 없긴 하다.  



일산칼국수 본점 정문



칼국수를 결정하는 것은? 

미리 말하자면 면발이다. 칼국수는 국물을 내는 방법에 따라 다양해진다. 멸치 칼국수, 들깨 칼국수, 팥칼국수, 육(게장) 칼국수, 육수 칼국수, 닭칼국수... 패턴이 보인다. 결국 칼국수를 결정하는 것은 ‘면’이다. 칼로 깍둑 썰어 내는 면에 칼국수라는 네임드 면요리가 탄생한다. 라면 국물에 칼국수 면을 넣으면 라면 칼국수가 되겠다. 생각해보니 봉지라면 같은 칼국수도 있다.     



맛집은 2%가 다르다

닭 육수는 자칫 육수가 비리고 맛이 가벼울 수 있다. 이곳은 닭고기 특유의 비린 맛이 전혀 안 난다. 은근히 진하고 감칠맛 난다. 그래서 맛집인가 보다. 특히 김치가 그만이다. 마늘이 많이 들어간 맵고 칼칼한 김치로 칼국수와 찰떡궁합이다. 그냥 김치만 먹어도 맛있다. 방문 때마다 김치 반포기 이상을 먹는다.



일산칼국수 1인분



일산칼국수의 칼국수 도둑 김치



그래도 아쉬운 점은?

우선 사람이 많다. 일요일 오후 4시에 갔다 사람이 많아 돌아온 게 몇 번이다. 이럴 땐 포장품을 사 온다. 육수, 면, 김치(소량), 닭고기(소량), 바지락(작은 것), 파가 들어 있다. 집에서 끓여먹어도 그럭저럭 맛있다. 이건 장점인데..


아무튼 식사시간 언저리에 가면 대기해야 된다. 뜨거운 국물인데 여름에도 기다려야 한다. 또 맛있게 먹고 건강 생각하는 게 그렇지만, 결코 몸에 좋지 않을 것 같다. 식으면 많이 짜다. 하루 염분 섭취를 초과할 듯 싶다. 밀가루 면은 면대로 탄수화물이다. 몇 점 없는 닭고기(단백질)가 더 들어가면 좋겠다. 다이어트 생각하고 칼국수 먹는 게 이상하지만. 그리고 면발이 불어서 나오는 감이 있다. 육수와 김치로 승부하는 곳이다.      



그래도 일산을 대표하는 칼국수 맛집

    

변함없는 맛집으로 머물길    
 

일산 사람에게 칼국수 맛집을 추천해 달라면 한 번은 거론할 만큼 유명한 곳이다. 길을 걷다 허름한 식당을 보고 ‘여기 맛집 같은데?’ 이럴 소박함이 없긴 하다. 하지만 넓은 곳에서 맛있는 음식을 많은 사람이 먹는 것도 좋다. 일산칼국수는 칼국수를 닭 육수로 맛있게 해석하고, 직접 담근 김치의 어울림에서 맛집이라고 말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변함없이 일산 사람들의 기억 속에 맛있는 칼국수로 머물길.



가을날 일산칼국수 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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