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심야사 Jan 08. 2023

나에게는 그런 것이

자작시


나에게는 그런 것이 마음일 겁니다


겨울 바닷가를 여름 하늘처럼 열정적으로 찍다가

모래사장에 주저앉아 카메라를 만지작거리는 누군가에게

따뜻한 캔커피를 들고 후다닥 달려갈 때 말입니다


그때 외투 주머니에는 하나의 핫팩만이 있을 텐데

그렇다면 나는 핫팩이 든 주머니 쪽에 넣은 캔커피를

누군가에게 건네주는 것이 마음이겠지요


가끔은 방금 따뜻한 물에 헹군 컵을 꺼내어 쓰기도 할 텐데

물을 마실 때 아랫입술에는 온기 남은 컵의 표면이 닿고

윗입술에는 시원하고 축축한 물이 닿아 갈증을 해소할 때


문득 사계절과 미지근한 냉온이 공존하는 마음에 대해

골똘하고 아렴풋하게 생각하기도 할 것입니다


마음이란 심장에도 없고 뇌에도 없고 혈관에도 없고

그저 보이지 않는 어떠한 호르몬의 영향일 뿐이라고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종종 감지하거나 느낍니다


이런 것이 나에게는 마음일 것이라고

그렇지 않더라도 마음은 결국 그곳으로 데려다줄 거라고





매거진의 이전글 불현듯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