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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야사 Mar 26. 2023

숲에서 부는 바람은

자작시


숲에서 부는 바람은 유독 차다.


왜일까 생각해 보았다.


나무 사이로 부는 바람이 피부에 닿기 전에 식어서인가.


그러고 보면 뜨거운 나무는 본 적이 없다.


모든 나뭇잎에는 온기가 없고 나무줄기를 뒤덮은 나무껍질은 차갑고 햇볕을 가득 쬔 흙도 만지면 살이 시원하고


숲은 언제나 따뜻하고 그래서 시원하고 바람이 차갑고


어쩌면 나무가 바람의 온기를 모두 먹어 치운 걸지도.


나무는 춥고 추워서 숲은 커다랗고 따뜻하고 차가워서 그래서 바람이 불면 따뜻한 숨은 자기가 먹고 그러면서도 따뜻해지지 않고 사계절 내내 시원한 바람이 부는 걸지도.


괜찮다 숲은 시원해서 좋으니까

시원해서 따뜻하고 그래서 다정한 것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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