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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야사 Feb 10. 2022

무몽(無夢)

자작시


발바닥의 살얼음처럼

온몸을 뚫고 찾아왔던

그날의 아침을 기억해


태양이 무너지고

별자리가 사라지고

냄새를 잃어버려

어디에도 갈 수 없던

그날의 사람을 기억해


눈을 감으면 암흑이고

눈을 뜨면 하얀 날이던

그날의 세상을 기억해


잿빛 하늘에 고개 숙여

겨울 낮볕에 서서히 익어

끝내 증발하지 못했던

어느 날 통증을 느꼈던

그날의 고독을 기억해


나는 모두 기억해

방황하던 나의 발걸음을


하지만 기도하지 않아

무몽의 방황도 어쩌면

내 아픔을 아는 방법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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