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을 지나가는 말들_12
살다 보니 행복은 사소한 부분에서 발견된다는 사실을 조금씩 알게 되었다. 갑자기 돈이 많아지거나 엄청난 행운이 찾아오거나 해외여행을 떠나는 날은 아주 행복하겠지만, 솔직히 내 삶에 그런 일은 거의 찾아오지 않고 그만큼 커다란 행복은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나는 좋아하는 노래를 듣거나, 책을 감명 깊게 읽거나, 피곤한 몸을 침대에 누이고 편안하게 잠을 청할 때 행복을 느낀다. 열심히 운동을 하고 나면 몸은 힘들지만 마음이 꽤 상쾌해진다. 고양이 영상을 보고 있으면 얼마나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지. 아직 부모님이 (그나마) 건강하신 것도, 형제와 (그럭저럭) 사이좋게 지내는 것도, 아직 내게 무언가를 도전하고 시작할 능력과 시간과 의지가 있다는 것도, 책과 글과 음악이 내 삶에 있다는 것도 행복한 일이다. 자각하지 못할 정도로 작은 것들이 하나하나 모여서 나의 삶을 이루고, 불운과 우울과 자괴감이 차고 넘치는 삶 속에서 보물 찾기를 하듯 행복을 찾아내는 게 때로는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었다.
산다는 건 힘든 일이지만, 언젠가 하늘을 가만히 올려다보면서 문득 '그래도 내 삶은 괜찮구나.'라고 생각하는 행복을 발견하시기를. 혼자 응원을 보내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