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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야사 Jun 11. 2022

먼먼 땅에서

자작시


하늘이 파랗고 구름 아래 그림자가 드리워진 날

나는 방금 냉장고에서 태어나 신선하게 냉기를 머금은 물병 하나만을 두고 있다.


관광객에게 산악 바이크 안내를 하는 주인장은

저 말을 지금껏 몇 번 반복했을까 고민하고 산출하려다 자료가 없어 실패한다.


어제는 졸음에 절여진 몸을 간신히 이끌었고

쓰러지듯 잠들어 고통 속에서 해과 함께 태어나듯이 깨어나 아직 끝나지 않은 일에 아파한다.


퀴리가 말하길 인생엔 두려워할 일이 없다고 한다.

그저 이해해야 하는 대상일 뿐이고, 이해할 수 있는 일과 이해할 수 없는 일을 구분하려다 실패했다.


마음 심은 곳에서 멀어져 발바닥 붙은 땅은

이상하게도 내가 사는 세상과는 아주 먼 땅인데도 여전히 내가 살아가는 세상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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