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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야사 Jul 07. 2024

나는 나를 살고 있던가

자작시_51


과거의 내가 현재의 내 안에 들어온다

그리고 살아간다

과거의 내가 현재의 나를 대신 살아서

현실 감각이 없는 탓은 그래서일지도 모른다는

눈앞에 있는 무언가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맛을 보거나 느낄 때 갑작스러운 정체나

감각의 웅성거리는 이유는 그래서일지도 모르겠다고


내 안에 내가 있던가?

대가는 모르겠으나 인간에게는 영혼이 주어졌다

사실은 모르겠다 그런 건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육체에는 정신이 있기에 살고 의식은 영혼이라

그래서 인간에게는 영혼이 있다고 말한다

혼과 넋이 없는 자는 사람이나 인간이라 부르지 않는다

내 안에는 영혼이 언제부터 자라고 있었던가?


뼈가 자라고 살가죽이 늘어날수록

내 안에는 무엇이 있는지 모르겠다는 의구심에

앞으로 향하던 걸음은 잠시 주춤했다

몸은 자라고 몸속의 장기도 커지는 시간 동안

내 안에는 내가 살아 있었던가?

영혼이라는 것이, 혹은 정신의 유기물이라는 것이

정녕 나의 안에서 나를 돌보고 있었는가에 대해


호흡과 심장 박동은 생명 활동의 증거

나는 정신이 살아있음을 증명해야만 했다

누구에게? 적어도 신이나 부모님은 아닐 것이다

혼이 오염되지 않았음을 아직은 죄인이 아님을

지옥에 떨어지지 않을 인간임을 증명하고 싶었다

그러면 나는 내 안에 내가 있는지 알아야 했다

그러나 나는 나의 영혼이 어디 있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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