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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RASA Feb 10. 2017

#7. 시험관 아기 시술 (1)

첫 임신과 실패

시험관 아기 시술을 결정하기 까지 꽤 오랫동안 고민했다. 




양쪽 난관이 막혔지만 기적이 일어나서 자연 임신이 되는 사례도 미친 듯이 찾아보기도 했었고 나처럼 난관 개구술을 받았는데 다시 재발하는 경우도 찾아보기도 했고 시험관 아기 시술의 후유증도 엄청나게 찾아봤다. 


주변에 시험관 아기 시술을 한 사례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뉴스, 블로그, 카페, 병원 후기 등에서 얻은 간접 정보만으로 결정을 내리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나중에 아이를 갖고 싶어도 나이 때문에 가질 수 없는 상황이 닥치면 정말 크게 후회할 것 같아서 시술을 결정하게 되었다. 

지금 당장 아이를 원하지 않더라도 시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아이를 갖는 노력을 해야지 잘 안되더라도 그나마 덜 후회스러울 것 같았기 때문이다. 


어차피 어떤 선택을 하든 전부 후회 할 테지만 나이 때문에 몸이 안 따라줘서 임신을 하고 싶어도 못하게 되면 과거의 시술을 시도하지 않은 선택에 대해서 너무 후회할 것 같았다. 




내가 시험관 아기 시술을 받을 거라고 주변 가족과 지인들에게 이야기 했을 때 다들 직장 다니면서 할 수 있겠냐고 우려의 반응을 보였다. 남편도 주변의 우려와 걱정 때문에 첫 번째 시험관 아기 시술은 가볍게 진행 해보자고 얘기해줘서 크게 부담 갖지 않고 직장을 다니면서 첫 번째 시술을 받게 되었다. 


시험관 아기 시술 관련하여 하고 싶은 이야기는 정말 많지만, 시술의 결과부터 이야기 하자면 임신은 성공했으나 이내 절박유산 판정을 받고 곧 아이가 유산되었다. 




첫 번째 시험관아기 시술을 받았을 때 주변의 우려와 달리 진행 과정이 굉장히 순조로워서 당연히 임신이 되고 곧 엄마가 될거라는 희망을 품고 있었다.


1)     일명 배주사 – 과배란유도주사 고날에프를 맞을 때 작은 멍이 생긴 것 말고는 큰 후유증 없이 대략 5-6일 동안 잘 맞았고,

2)     배란유도 주사 맞고 난자 채취할 때 복수가 차는 등의 후유증 없이 6개의 건강한 난자가 채취 되었다.

3)     난자의 질도 훌륭해서 미세수정 없이 정자와 수정이 잘 이루어져서 5일 배양된 배아 2개를 이식했었다.


시험관 아기 시술을 받아본 사람들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시술 자체도 힘들지만 시술이 끝나고 임신 여부를 확인하는 그 날까지 기다리는 것이 얼마나 피 말리고 초조한지를 말이다


4)     배아 이식 후 피검사로 결과를 알기까지 대략 12일 동안 기다리는 것이 가장 힘들었는데 피검사 결과 1차 수치가 56정도 나왔었다. 

5)     조금 불안한 수치이긴 했지만 임신 판정을 받고 며칠 뒤 받은 2차 피검사 때 270의 수치를 받았다. 


초음파로 태아를 확인할 정도의 수치를 받으려면 일주일정도 더 기다려야 해서 기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던 중 2차 피검사 다음날 갑자기 하혈을 하기 시작했다.  

너무 무서운 마음에 바로 병원으로 달려갔지만 절박유산 판정을 받고 태아를 보호하기 위해서 바로 입원을 했다. 그러나 나의 바램과 달리 4일 후 실시한 3차 피검사에서 확 떨어진 수치를 확인하게 되었고 아이가 유산 되었음을 최종 진단 받았다.

  

아이가 유산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어찌나 마음이 아픈지 남편 앞에서 태연한 척 했지만 혼자 있을 때 펑펑 울었다. 친정 집에서 일주일 동안 몸조리 하면서 이성을 찾으려고 애썼지만 이미 마음 속 깊이 자리잡은 우울감은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쌍둥이 엄마가 된 지금은 브런치에 글을 쓸 정도로 과거의 힘든 기억을 고백할 수 있지만 당시에 정말 힘들었다. 마치, 아이가 유산 된 것이 꼭 내 책임인 것 같아서 한동안 괴로운 마음으로 살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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