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ARASA Jan 04. 2018

#28. 엄마의 자존감 공부

워킹맘이라면 꼭 읽어 보세요.

정확히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DAUM 스토리 펀딩에서 김미경 강사님의 미혼엄마 자존감 톡콘서트 프로젝트가 진행되어 김미경 강사님의 신간도 받아볼 겸 소액이지만 기부한 적이 있었다.


평소 김미경 강사님을 존경하고 있었던 데다 강사님이 쓰신 책을 여러 권 읽었던 터라 신간에 대한 기대도 있었고 워킹맘으로서 열심히 살고자 하는 마음에 강사님의 넘치는 에너지와 열정이 필요한 시기이기도 했다.


때마침 개인적인 문제들로 정신적으로 지쳐있었는데다 아이들 양육 관련하여 상당한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던 터라 책 제목처럼 자존감을 공부할 필요가 있었다.



막상 아이라는 생명을 기르게 되면 처음으로 나라는 생명을 돌아보게 되기 때문이다. 내 에너지와 시간을 새 생명에게 다 주고 있으면 저절로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내 꿈은 뭐지? 난 이렇게 계속 살아야 하나? 난 어떻게 살아야 하지? 그럼...... 나는? 그 질문이 겉으로 나타나는 게 바로 '산후우울증'이다. 
<엄마의 자존감 공부 - P241~242>


나는 굉장히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남들 다 겪는 산후우울증 같은게 없다고 자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책 내용을 보고 산후우울증이라고 꼭 단정 지을 순 없지만 책에서 언급 된 내용과 비슷한 고민을 꽤 오랫동안 경험한 것을 깨닫게 되었다.


아이들 낳고 직장에 복귀한지 얼마 안되었을 때 뭐가 그렇게 바쁜지 항상 시간에 쫓기고 다람쥐 쳇바퀴 돌아가듯이 밤에는 아이들 수유하느라 잠을 못자고 낮에는 회사에서 일하느라 정신 없고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면 아이들 돌보는 일상이 계속된 터라 이렇게 사는게 정말 옳은 삶인가? 내가 하고 싶은게 과연 무엇일까? 어떻게 살아야 행복감을 느끼는 걸까? 라고 끊임없이 자문하고 있었다. 


사춘기에도 이런 고민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서른 중반 넘어서 이런 고민을 하는 내가 우습게 느껴지기도 해서 쓸데 없는 고민하지 말고 정신 바짝 차려서 열심히 살자고 끊임없이 주문을 외웠지만 생각처럼 떨쳐내는 것이 쉽지 않았다. 


성품 상 가만히 있지는 못하겠고 뭐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끊임없이 기웃거린 결과 자기계발모임에 참여하게 되면서 서서히 인생의 즐거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아직도 기억이 나는게 그 모임이 어쩌면 내 고민의 탈출구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강한 믿음 속에 신청서를 정성 들여서 작성했고 합격했다는 메일을 받았을 때 정말 뛸듯이 기뻐했었다. 


자기계발모임이 드라마틱하게 내 고민을 해결해 준 열쇠는 아니지만 적어도 모임을 통해서 아이들 엄마도 아닌 생계를 책임지는 어쩔수 없는 직장인도 아닌 순수한 '나' 개인을 확인시켜준 고마운 존재가 되었다.

지금 모임에 참여한지 4개월 정도 지났는데 모임을 통해서 자존감을 스스로 세울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나의 고민을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을 갖게 되었다.



엄마에게 배운다는 건 
잘하는 것만 본받는 것이 아닙니다.
엄마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다가도 그 힘이 자랍니다.

늘 부족하고 제대로 밀어주지 못한다고
죄책감 갖지 마세요, 엄마들!

아이들이 나의 부족함을 채우려 애쓰는 순간
그저 '미안해'라고 하기보다는 '고마워'라고 말해주세요.
<엄마의 자존감 공부 - P240>


아이들에게 가장 미안함을 느낄 때가 엄마 품을 그리워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할 때 특히 죄책감을 많이 느끼는데 퇴근하고 집에 들어오면 기다렸다는 듯이 아이들이 현관 앞으로 달려오면서 안아달라고 표현할 때와 우는 아이들을 남겨 둔채 외출할 때, 그리고 아이들이 아플 때 이다.


표현 능력이 여전히 많이 서툴지만 갓난 아기 때와 달리 다양한 방법으로 엄마에게 사랑을 갈구하는 모습을 표현하면 아이들에게 그렇게 미안할 수가 없다. 한편으론 아이들이 자라나면서 스스로 할 줄 아는게 늘어날 때마다 뿌듯함과 함께 나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는 것 같아서 고맙게 느껴지기도 한다. 


천 번을 미안해도 나는 엄마다


김미경 강사님이 책에서 언급하신 것 처럼 천 번을 미안해도 나는 엄마이고 이렇게 부족한 엄마라 할지라도 똑똑한 자존감을 갖고 있는 엄마라면 아이들이 부족하게 자라더라도 지속적으로 끌고 간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특하고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책 내용 중에 부족한 편안함을 즐길 자격이 있다라는 내용은 나를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충분한 위로가 되었다. 

아이들에게 많이 부족한 엄마지만 자존감을 키우기 위한 지지대로서 자기계발모임을 통해 바쁜 와중에도 '나' 개인을 놓치지 않고 자존감을 키울 수 있어서 정말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나를 가로막는 것처럼 보이는 아이 때문에 결국 내 능력이 두 배 세 배 클 수 있다. 지금은 울고 떼쓰는게 전부인 것처럼 보이지만 키우다 보면 힘들 때마다 웃어주고 좌절할 때마다 나를 잡아주는 기둥이 바로 아이다.
<엄마의 자존감 공부 - P279>


얼마 전에 남편과 나는 큰 결정을 내렸는데 아이들을 위해서 무리하게 집 한 채를 매수했다. 나름 비싸기로 유명한 동네지만 좋은 환경 속에 초중고를 괜찮은 면학분위기가 조성된 곳에서 보내게 하고 싶어서 주제에 맞지 않게 큰 결심을 하게 되었다. 지금 내가 갖고 있는 능력의 두 배 아니 세 배 이상 꺼내 써야 하고 한동안 절약하면서 지내야 하지만 우리 부부는 지금의 결정에 조금도 후회하지 않는다.


울면서 떼쓰는 아이들을 보면 답답하고 한숨 나올 때도 많지만 고사리 손으로 엄마 도와주겠다고 물휴지로 식탁을 닦아주기도 하고 지나가는 말인데도 알아듣고 기억했다가 표현하는 아이들을 보면 나를 잡아주는 기둥이 분명한 것 같다.


어제 아이들의 두 번째 생일이었는데 작은 치즈케이크에 촛 불 2개 꽂아 놓고 조촐한 생일 파티를 열었는데 환하게 웃으면서 박수치는 아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아이들 엄마로서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27. 직장생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