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상기하자. 내 아이는 내 보물이라는 것을.
올해 들어 세 번째였다.
초등학교 3학년인 첫째가 가장 친하다고 생각했던 친구에게, 처음에는 뺨을, 두 번째로는 발로 눈을, 세 번째로는 성기를 맞았다.
맞은 부위만 생각해도 너무 악질이고, 예상치도 못한 순간 맞은 거라 나는 너무나 화가 나서 눈이 뒤집어지고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괜한 장난을 쳐서 얻어맞은 것에 화가 났다. 상대 아이를 잡아서 원 없이 패주고 싶은 마음이 내 속 깊은 곳에서 부글부글 솟구쳐 올랐다. 그렇게 며칠을 잠도 제대로 못 잤다.
하지만 아이는 또 태연하게 그 녀석과 잘 지냈고, 학교도 즐겁게 잘 다니고 있었다.
우리 첫째는 매번 피해자인 듯했지만, 담임 선생님께 예쁜 아이는 아니었을 것이다. 수업시간에 엉뚱한 소리를 해서 선생님을 정색하게 만들기도 했고, 매번 별거 아닌 걸로 선생님께 고자질을 해서 선생님을 난감하게 하기도 했다. 과학 실험시간에 비커를 하나씩 깨 먹기도 하고, 하라는 활동은 안 하고 종이접기를 하고 있을 때도 있다. 나도 교사이지만, 정신없는 초과밀학급에서 우리 첫째 같은 아이를 예뻐하기란 쉽진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아이는 학교 가기 싫다고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오히려 아침에 빨리 학교에 가겠다고 난리난리였다.
아이는 7시까지 꼭 밖에서 놀아야만 했다. 비가 오면 아파트 입주민 카페에서 그냥 친구들 게임하는 것을 구경하다가 오기도 했다.(그것 때문에 엄청나게 혼이 나긴 했지만) 특별하게 같이 놀 친구가 없거나 할 것이 없으면 집에 와서 책도 보고 내일 학교 갈 준비도 하라고 했건만, 아이는 무슨 일이 있어도 7시를 고수했다.
하지만 그 덕에, 느린 둘째를 데리고 7시까지 치료를 다닐 수 있었다.
나는 느린 둘째보다도, 매번 내 생각대로 움직여주지 않고, 내 생각대로 학교 생활을 하지 않고 있는 첫째 때문에 화가 나서 소리를 지르고 물건을 던진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지만, 그 속에서도 첫째에게 감사할 일이 너무나 많았다. 화 날일이 없으면 마치 이 아이를 족쳐서라도 화 낼 일을 찾아내는 사람 마냥 아이를 물어뜯고 통제하려고 했던 지난날을 반성하며, 내가 또 (당연히 내가 아니기에) 내 생각대로 움직여주지 않을 우리 첫째 아이에게 화가 날 때, 반드시 그 속에서 아이에게 고마워할 점을 찾아야 한 다는 것을 잊지 않기 위해 글을 남긴다. 너는 엄마 인생 최고의 선물이야. 너는 엄마의 가장 소중한 보물이야. 너를 위해 더 멋진 사람이 되도록 노력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