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의 이중성

아유타야, 담넌 사두억 수상시장 투어

by 자유영혼 깡미

방콕 외각 지역인 깐짜나부리로 가는 고생길을 경험한 뒤, 먼 거리를 가려면 무조건 투어를 신청하겠다고 맘먹은 그 날! 외곽 지역 또 다른 관광지로 유명한 아유타야와 담넌 사두억 수상시장을 가기 위해 여행사에 가서 투어를 신청했어.


'세상에나... 이렇게나 많은 투어 상품이 있었다니...' 내 눈이 휘둥그레졌지. 고생 고생하며 깐짜나부리로 오갔던 내가 미련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여행사에는 많은 상품들이 존재했거든. 왜 진작에 알지 못했을까 하는 자책도 하게 되고 말이야. 다음날 투어를 떠날 생각에 설레어서 잠을 설칠 정도였어.




첫 번째 투어 _ 아유타야


처음 신청한 투어는 태국 두 번째 왕조의 흔적이 남아있으며 유네스코에 등재되어있는 아유타야. 아침 7시에 투어버스가 픽업하러 온다고 하길래 학교에 지각하지 않으려는 학생처럼, 6시 50분 게스트하우스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어. 하지만 7시가 넘어도, 7시 10분이 지나도 오지 않는 벤을 기다리는 나의 마음은 조급해져 갔지. 첫 투어 예약이었기에 내 머릿속에는 '예약이 잘못된 건가?', '사기당한 건가?', '날짜가 오늘이 아닌가?', '계속 기다리면 오는 건가?' 수많은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어. 발만 동동 구르며 기다리고 있는데 25분쯤 도로 건너편에서 나에게, "아유타야?"하고 우렁차게 소리를 지르는 거야. 모든 여행자들을 태우고 내가 제일 마지막 픽업이라 이렇게 늦게 왔던 거였어. 첫 투어라 내 마음은 쫄보가 되어 있었던 거지.


그렇게 첫 투어는 아유타야 주변 관광명소 4곳을 둘러보게 되었어. 아마 어제처럼 혼자서 이 곳에 왔다면 끔찍했을 거라는 생각까지 하게 만들 정도로 스폿과 스폿끼리의 거리도 상당했고 과연 혼자 관광 오는 정신 나간 사람은 없을 거라는 결론까지 내리게 되었지.


다른 투어 그룹 여행자 : 일본 사람?

나 : 아니 아니~

다른 투어 그룹 여행자 : 일본 사람처럼 생겼어! (나 일본인이거든)

나 : 그런 말 많이 들었어.

다른 투어 그룹 여행자 : 다음에 또 만나~


다른 투어 그룹 여행자들은 내가 가는 곳곳마다 계속 만나게 되었고, 그것도 인연인지라 서로 사진도 찍어주고 동양인끼리의 동질감을 느끼며 투어의 재미를 느끼게 해 줬어. 그렇게 하루 종일 계속된 알찬 아유타야 투어를 마치고 카오산로드로 돌아왔지.





두 번째 투어 _ 담넌 사두억 수상시장


아직도 전날의 투어 여독이 풀리지 않아 온몸이 찌뿌둥한 몸 상태였지만 미리 예약해둔 탓에 어쩔 수 없이 담넌 사두억 수상시장으로 향했어. 이곳은 여행 엽서에서나 볼 법한 사진을 담기 위해 방문하는 곳이기도 한데 여태껏 수상시장을 접해본 적 없는 나는 기대 반 설렘 반으로 숙소 앞에서 픽업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어. 마찬가지로 투어버스는 날 맨 마지막에 태우러 왔지만 어제처럼 조급해하지 않고 느긋하게 기다릴 수 있었어. 투어 경험 2일 차의 여유라고 해두지 뭐. 그렇게 투어 버스를 타고 2시간가량 이동했고, TV에서나 보았던 물 위에 집이 있는 곳을 내 두 눈으로 마주하게 된 거야. 그 모습을 본 나는, "우와~ 세상에 이런 곳도 있었다니!" 연신 감탄을 연발하고 있었어. 하지만 이런 나의 감탄도 오래가진 않았지.


수상시장에서 배를 타고 이동하는 사람들은 모두 관광객들 뿐이었고, 주변 상점들은 이때가 아니면 기회가 없다는 마인드로 호객행위를 하느라 입과 손 모두가 정신이 없었어. 신기한 모습에 두리번거리며 바삐 움직이던 나의 두 눈 사이를 찌푸리게 만드는 순간이기도 했지. 관광지이니 어쩔 수 없겠지...


그런 순간에도 같은 투어버스를 타고 이동했던 외국인과 배 옆자리에 앉아서는 여기는 어떻고 저기는 어떻고 콩냥 콩냥 수다를 떨기도 했고, 서로 사진을 열심히 찍어주며 잠깐 스치고 지나는 인연 치고는 정말 많은 추억을 서로에게 만들어 주었지.


그것이 여행지에서만 주어지는 특권과도 같은,

여행자에게만 주어지는 소소한 행복과도 같은 그런 것.


그렇게 두 번째 투어도 마무리가 되었고 본격적으로 동남아 배낭여행을 시작했을 땐, 경험해 보지 못한 투어를 하기 위해 여행사 여기저기를 들락날락 거리는 날 발견하게 되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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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에서는 투어가 여행자들에게는 일상적인 일이야. 근거리 투어, 심지어 방콕에서 치앙마이까지 둘러보는 투어까지 있으니 말이야. 그런데 투어를 계속하다 보면 어찌 된 일인지 피로감이 상당했어. 편리함 이면에는 너무나도 하드 한 일정들이 있었고, 그 일정 탓에 스폿 하나하나 여유롭게 둘러보는 시간적 여유가 부족했었지. 그래서 적당한 자리를 찾아 앉아서는 한가하게 멍 때릴 시간 조차 충분치 않았던 거야. 뒤돌아서면 내가 지금 뭘 본거지? 하며 시간의 흐름들이 엉켜버리기까지 했어. 수상시장을 다녀와서는 정신없고 시끄러운 그곳의 호객행위 소리가 계속 웡웡 거리며 내 귓가에 맴돌기도 했지.


하지만 동남아에서의 투어는 포기할 수 없었어.


나의 발이 되어주는 기동성의 편리함,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

가이드의 유익한 설명,

영어회화 능력 향상까지!


그렇게 나는 점점 투어에 빠져들게 되었고,

그렇게 나는 다음 투어를 계획하고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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