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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ightly Mar 14. 2021

나의 간절한 바람은

당신을 더욱 사랑하는 것



지난 십수 년 간의 신앙생활은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동안, 크고 작은 어려움들이 많았다. 소소한 어려움과 갈등들은 셀 수도 없을 정도였고, 믿음이 완전히 사라지거나 하나님을 떠나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의, '신앙의 위기'라고 부를 만한 시기들도 세 번 정도 있었다.



그리고 그중 세 번째 위기는 사실 바로 지금 지나고 있다.

작년 5월 경부터 시작된, 세 번째 신앙의 위기.



첫 번째 위기는, 변질된 복음을 가르치는 교회에 머물었던 것으로 인해 시작되었던 것이었고

두 번째 위기는, 하나님을 이유로 만나던 사람과 헤어지게 되면서 시작되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 지나고 있는 세 번째 위기는, 내 어린 시절의 끔찍한 경험들로 인한 분노와 원망에서 시작된 것.



내 인생에 있어서는 안 되는, 있을 수 없는 일들을 허락하셨던 하나님을 처음으로 탓하며, 나는 분노와 원망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일부러 그랬다기보다는, 그러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다는 것이 더욱 맞을 것 같다. 그러면서 한동안은 예배도 찬양도 성경도 멀리했었다. 끝없이 참으며 너무나도 무리해왔던 삶과, 그로 인해 피폐해진 내 내면과, 남들로 인해 허비해버린 내 지난 시간들... 모든 게 지긋지긋하고 너무나 싫다는 마음만이 가득했다. 그 상태로 때로는 하나님께 울부짖으며 때로는 하나님을 외면하며 지내고 있었다. 여기까지 왔으면 어쩔 수 없다고, 하나님께서 뭔가를 하지 않으시면, 나는 이제 아무것도 하지 않겠노라고 수없이 다짐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처럼 듣게 된 찬양들과 아주 오랜만에 참여하게 된 주일예배를 계기로, 나는 다시금 무너졌다. 뜨거운 눈물을 끝도 없이 줄줄 흘리며 내가 하게 된, 내 마음속 깊은 고백은, 나의 예상과는 다른 것이었다.



하나님, 아직은 너무나 화가 납니다.
솔직히 아직 제 화가 풀리지 않았습니다.
그 사람들도, 하나님도, 아직 용서할 수 없어요.

그런데 아무래도 제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당신을 더욱 사랑하고 싶다는 마음이
저도 모르게 제 안에서 솟아나는 것을 느껴요...

부디 제가 당신을 더욱 사랑하게 해 주세요.
제가 당신을 더 사랑하게 되면, 그러면,
이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저를 향한 특별한 부르심이 있다는 것을 알아요.
부디 제 삶의 모든 부르심과 은혜가
이 위기 가운데 더욱 굳건해지게 해 주세요.

수없이 넘어지면서 온 길입니다.
힘들더라도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어요.
저를 도와주셔야 해요.
제 안에 당신을 향한 사랑을 가득 부어주세요.




나는 지난 몇 달간, 이 위기를 이겨내고 내가 하나님께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하나님께서 나를 향한 사랑을 더 보여주셔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람을 통해서든 환경을 통해서든, 아니면 직접적으로든. 그러나 내 영혼은 (그리고 내 안에 계신 성령님은) 내게 말해주고 싶나 보다. 내가 하나님을 더욱 사랑하는 것이 해답이라고.


이 세 번째 위기가 언제 끝날지는 모르지만, 부디 하나님을 향한 사랑과 사람들을 향한 사랑이 더욱 커져서 내가 나에게 해를 입히고 끔찍한 일들을 한 사람들까지도, 진심으로 용서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 로마서 8장 28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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