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의 구교와 신교에 대한 생각들
여기서 잠깐, 내가 이 글을 왜 쓰는지에 대해 조금 얘기하고 넘어가고자 한다.
내가 19살 때 처음으로 하나님을 만나고 나서, 나는 대체 개신교와 천주교가 무엇이 다른지 너무 궁금했다. 그게 왜 궁금했냐면, 교회 사람들이 (모두 그랬던 것은 아니지만) 마치 천주교 사람들이 '우리와 다른 사람들'인 것처럼 여기는 것 같았으니까. 그래서 같은 하나님을 믿는데 왜 다른 집단처럼 생각하는 건지 너무 궁금했다. 그리고 정말로 개신교와 천주교가 무엇이 다른 건지도... 그래서 이 사람 저 사람, 특히 신앙생활을 오래 했다고 하는 선배들에게 물어보기도 했다. 그런데 아무도 내가 납득할만한 답변을 해 주지 못했고, 이 주제에 대해서는 대화하면 대화할수록 답답함만이 가득했다.
그리고 그 후 십수 년 간 신앙생활을 해오면서, 나는 (어쩌다 보니) 이 부분에 대해 경험과 지식을 통해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스스로 납득할 만큼의 답을 내리게 되었다. 물론 내 경험과 지식이 부족해서 답이 틀렸을 수도 있지만, 혹시라도 나와 같은 부분에서 고민과 궁금증이 있는 사람이 있을까 싶어서 이 부분을 얘기하고 싶었다.
또한, 이 글을 쓰는 것은 한편으로는 내가 스스로를 '개신교'가 아닌, '기독교'에 속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는 고백의 일환이기도 하다. 나는 소위 말하는 교회 다니는 사람이 아니라, 크리스천이다. 구교도 신교도, (그것이 이단이 아니라면) 내게는 이제 같다.
1. 삼위일체이신 하나님
2. 예수님의 신성과 인성
먼 옛날, 초창기의 이단이었던 아리우스 학파는 예수님의 인성을 부인함으로써 예수님을 통한 죄의 대속과 예수님 안에서의 인류의 구원이라는 부분을 없이 하고자 하는 시도를 했다. 이는 기독교에 대한 가장 심각한 공격 중 하나였다고 평가되고, 만일 그들이 성공했다면 기독교는 그저 '종교'의 하나가 되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다양한 이단들은 주로 삼위일체이신 성부 하나님과 성령 하나님에 대한 부분을 왜곡하고 있다. 자신들의 교주가 성부 하나님(어머니 하나님이니까 성모라고 해야 하나? 참으로 표현하기 애매하네...)이라고 주장하거나, 성령 하나님이라고 주장하거나... (실로 황당한 이야기...)
1. 성모 마리아(와 그 외의 성인들)에 대한 숭배
2. 다른 종교에 대한 인정
1. 성모 마리아와 성인들에 대한 숭배
"왜 천주교가 잘못되었나요?"라는 질문을 할 때 가장 많이 나오는 대답이 "그들은 성모 마리아를 숭배해요. 그건 기독교에서 금하고 있는 우상숭배잖아요."라는 말이다. 그런데, 기독교에서 성모 마리아는 신앙고백에도 등장할 만큼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다. 어쩌면 (개신교에서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도들보다도 더욱 중요하다. 왜냐하면, 동정녀 마리아를 통한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은 (시편에서 등장하기도 할 만큼) 인류 대속의 역사 중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자 변곡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성령의 잉태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어머니가 된 여인이, 어느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중요하고 특별한 것은 너무 당연한 것이 아닌가? 그리고 구교의 구전들에 의하면 성모 마리아 역시 예수 그리스도가 승천한 이후, (죽음을 경험하지 않고) 승천하였다고 한다. 이 외에도 기독교 역사에서 사도바울과 사도 요한 등 삼위일체이신 하나님 안에서 특별한 일생을 살다가 (예수님 오른쪽까지는 아니더라도) 하나님 나라에서 지금 예수님과 함께 있을 사람들이 있다. 이러한 사람들을 보통 '성인'이라고 한다. 천주교를 비롯한 구교들이 성모 마리아와 성인들에게 기도하는 것은, 그들이 지금 천국에서 예수님과 가까이 있음을 알기에 중보를 요청하는 것이라고 이해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을 신격화한다고 해서 딱히 문제가 될 것은 없다. 왜냐면 그들이 예수님 안에서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다는 뜻은, 예수님과 동일한 정체성을 갖게 되었다는 뜻이니까.
* 물론, 마리아 사랑이 너무 지나친 경우도 있다.
** 신기한 것은, 가끔 천주교 역시도 동방정교회와 같은 다른 구교를 비판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동방정교와 같은 곳들은 '이콘' 문화가 발달해서, 성인들을 그림으로 그려 장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우상숭배라고 비난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2. 다른 종교를 인정하는 부분에 대하여
가끔 기독교 사람들이 천주교가 다른 '종교'를 인정한다는 이유로 이를 '배교'라고 표현하는데, 개인적으로는 그 부분이 혹시 조금 성급한 결론이 아닌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천주교는 사도신경으로 신앙고백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만일 천주교가 단지 다른 종교들을 존중하는 것이고 그들의 신앙고백을 달리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것을 과연 배교라고 할 수 있을까...? (내가 잘못 알고 있다면 언제든 얘기해주기를 바란다. 누군가가 얘기하는 것처럼, 정말 그들이 예수 그리스도 외에도 다른 구원의 길이 있다고 이야기하고 믿는 것이라면, 그건 그들의 신앙고백이 달라진 것이니까.)
1. 예배의 형식에 대하여
2. '성경' 외의 '구전'과 '전승'에 대하여
구교와 신교가 크게 차이를 보이는 부분 중에는 위의 두 가지 부분이 있다. 구교는 개신교와는 조금 다르게 '성경' 외에도 구전과 전승에 대해 매우 존중한다. 당연히 그들도 성경말씀의 절대성과 무오성(오류가 없다는 점)을 인정한다. 다만, 사도 시대로부터 교회 역사 속에서 전해 내려오는 각종 구전과 전승에 따라 예배를 드리고 신앙생활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할 뿐이다. 그들의 설명에 따르면 성경말씀에 기록되지 않은 부분들이 많이 있고, 특히 예수님과 함께 사도들이 어떠한 예배들을 드렸는지, 그리고 초대교회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 신앙생활을 했는지와 같은 부분들은 말씀에 나와 있지 않기 때문에 구전과 전승에 의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성경과 함께 구전과 전승을 같이 이해해야 하나님께서 그리시는 온전한 그림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근데 생각해보면, 정말 맞는 얘기 아닌가...? (노파심에 거듭 얘기하지만, 그들이 성경의 권위를 낮게 보는 것은 아니다.)
생각보다 글이 길어졌다...
(끝까지 읽어주신 분이 있다면 매우 감사)
개신교 안에서도 세례 방식, 예배 형식 등에 따라 얼마나 다양한 교파들이 있는지 모른다. 장로교, 침례교, 감리교, 오순절교, 초교파 등등... 이러한 교파들을 바라볼 때에도, '내가 옳고 네가 틀렸다'라거나 '너는 우리와 달라'라는 접근보다는, 적어도 그들의 신앙고백은 우리와 같다는 점을 기억하면서, 열린 마음으로 서로를 대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며, 이만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